'오천피' 공약한 이재명 당선…코스피, 임기 첫 날 2.6% 뛰었다
축포 쏜 국내 증시
외국인, 10개월만에 1조 순매수
개미들은 1.2조 팔며 차익실현
177개 종목이 신고가 다시 써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첫 거래일 증시는 일제히 환호했다. 이재명 정부가 밀어붙이는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과 지주사가 크게 올랐다. 새 정부의 자본시장 공약이 현실화하면 증시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불 뿜은 지주·증권주

4일 국내 증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업종은 지주와 증권주였다. 이날 부국증권은 22.67% 상승한 4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가격제한폭(29.94%)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도 13.25% 상승한 1만7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영증권(12.62%), SK증권(11.34%), 한화투자증권(9.61%)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지주사 주가도 크게 올랐다. 한화는 20.98% 급등한 9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리온홀딩스가 19.11%, SK스퀘어는 13.06% 올랐다. CJ(12.19%)와 LS(7.78%) 주가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통령이 취임 2~3주 안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법 개정안의 최대 수혜주로 지주와 증권주가 꼽힌 게 첫 번째 배경이란 설명이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복안을 내세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크게 눌려 있던 지주, 금융지주, 증권 업종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 간 전화 회담이 이번주 성사될 수 있다는 소식에 반도체 관련주도 일제히 뛰었다. 특히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1위 탈환과 새 정부의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정책 기대까지 맞물리며 SK하이닉스는 4.82% 급등한 2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줄줄이 상승한 ‘이재명 정책주’

이 대통령의 주요 공약 관련주도 일제히 뛰었다.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 것이란 기대에 한화솔루션(5.69%), OCI홀딩스(6.99%), LS일렉트릭(3.43%) 등이 일제히 강세였다.
이른 시일 내 대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 관련주도 환호했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새 정부가 올해 하반기 최소 35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GF리테일은 7.56% 상승한 1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마트와 KT&G는 각각 3.31%, 3.07% 올랐다.
투자자의 관심은 코스피지수가 ‘만년 저평가’ 수준에서 벗어나 3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코스피 3000’은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다. 달러당 1370원대까지 내려온 원·달러 환율,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등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연구원은 “밸류에이션만 정상화하더라도 3000은 무난하게 넘어설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V자를 그리는 급반등세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때 주식 비중을 확대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새 정부의 재정 정책과 자본 시장의 질적 개선 움직임이 증시를 들어 올릴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는 좋지 않지만 국내 증시에선 단기 오버슈팅(자산의 일시적 급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주가는 실적의 함수’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대선이라는 이벤트보다 기업 실적 개선세에 집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의 예상 상단은 2880선”이라며 “새 정부의 다양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하반기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증시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성미/이시은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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