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 사법개혁 시동 … 李취임 첫날 대법관 증원법 법사위 상정

박민기 기자(mkp@mk.co.kr),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2025. 6. 4. 18: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 법원조직법 개정 속도
대법관 14명→30명으로 확대
국회 법사위 소위 신속통과
국힘 "입법 독재 당장 철회
대법이 정권 방탄기구 될판"
허위사실공표 '행위' 삭제 등
선거법 개정안 추진도 주목
3대 특검·검사징계法 표결

◆ 이재명 시대 ◆

대법원장과 악수하는 李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식에 입장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이 4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법 추진에 시동을 걸면서 민주당이 대선이 끝나자마자 사법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갑작스러운 대법관 증원에 대해 우려를 표해 왔던 대법원은 당혹감 속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날 국회 법사위는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고 대법관 증원법을 통과시켰다.

법사위에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안과 장경태 민주당 의원안 등 두 건의 개정안이 상정됐다. 김 의원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30명으로, 장 의원은 최대 100명으로 늘리는 안을 각각 발의했다. 민주당은 1년에 4명씩 순차적으로, 4년간 총 16명을 증원하는 대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는 국회대로 할 일은 한다"며 법안 처리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당장 5일 열리는 본회의에는 상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대법관 증원법 외에도 대통령 당선 시 임기 중 내란·외환죄를 제외한 모든 재판을 중단하는 '재판정지법', 허위사실공표죄 구성 요건 중 '행위'를 제외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 '재판소원' 등을 추진하며 사법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들 중 민주당이 가장 먼저 꺼내 든 개혁안은 대법관 증원법으로, 현행 14명인 대법관을 30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법관 증원은 사법부 내에서도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법관 수가 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했던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을 덜 수 있어 재판 지연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 반면 대법관이 늘어나면 의견 합치가 더 힘들어져 재판 지연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논란이 되는 지점은 '추진 시점'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지난 1일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자 대법관 증원법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을 위한 '신속 재판 지원'이라는 목적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이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 사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법을 시작으로 재판정지법과 허위사실공표죄 관련 선거법 개정안 추진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당장 오는 18일 서울고법에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예정돼 있다. 24일에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재판 공판기일이 잡혀 있다.

이 대통령 당선 전부터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 논란이 있었고 대법원이 재판 계속 진행 여부에 대한 통일된 원칙을 밝히지 않아 이 대통령 재판이 계속 진행돼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재판이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리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재판정지법과 선거법 개정안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추진 속도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선택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대법원 파기 환송 때문에 민주당이 급하게 개혁안을 들고 나왔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대법관이 증원되면 재판 지연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이재명 정부에서 대법관 16명을 한꺼번에 임명하게 되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 입맛에 맞는 사법부 코드 인사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국민 기만을 중단하고 입법 독재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성명문을 내고 "대법원을 이재명 정권의 방탄 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노골적인 입법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모든 사법부 장악 관련 법안들을 전면 철회하고 향후 대법원 조직을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5일 본회의를 열고 '3대 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과 검사징계법 표결을 시도한다. 이들 법안은 윤석열 정부 시절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일방 처리했다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와 국회 재표결 절차를 거쳐 부결·폐기된 것이다. 검사징계법은 검찰총장 외 법무부 장관도 직접 검사 징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민기 기자 / 구정근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