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GS家 3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별세

김우섭 2025. 6. 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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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끌며 '무역 보국' 실천
교육·문화·스포츠 분야 사회공헌

범GS가(家) 3세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GS그룹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회장의 장손이자 삼양통상 창업주인 고 허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3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서울 보성고와 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카고대 한국동문회장을 지냈다. 1961년 삼양통상 사장에 취임한 뒤 베트남에 진출하는 등 국내 제혁산업의 글로벌화를 선도했다. 1986년 미국 나이키와 계약을 맺고 한국 나이키를 설립해 회장을 맡았다. 1990년 삼양통상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고인은 증조부 허준 선생으로부터 이어져 온 ‘상생과 나눔, 절제와 겸손한 삶의 태도’를 새기며 가문의 전통과 명예를 지켰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장손으로 허씨 가문 화합에 중심 역할을 했다. 평소 ‘가문이 곧 사회의 기초’라는 철학으로, ‘화목한 가족, 품격 있는 가풍’이라는 가치를 실천했다.

교육과 문화, 스포츠 분야 공헌에도 앞장섰다. 기부를 통해 서울대 장학기금(허남각 특지 장학회)을 조성해 후학 양성에 힘썼다.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삼형제(고인,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가 함께 고려대 장학기금인 보헌(寶軒)장학회를 운영했다.

삼형제는 2003년부터 선친의 이름을 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후원하며 유망 선수 발굴과 골프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삼양통상 관계자는 “고인은 평생을 ‘무역 보국’이란 신념으로 살아온 인물”이라며 “산업 발전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한 조용한 리더였다”고 회고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7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진주시 사봉면 봉곡리 선영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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