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명분 뚜렷한 한동훈 거부한 국힘, 대선 전략부터 틀려"
"선거전략 자체가 잘못, 방법 없었다…골수보수 회귀하다 두번 탄핵돼 무너져"
"41% 득표는 反明, 선거 지는 '보수결집'은 그만"…明엔 "尹처럼 낙인정치 안돼"


3년 전 대선의 10배 이상 표차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참패한 국민의힘에 대해 "선거 전략 자체가 잘못돼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전문가 비판이 나왔다.
거대양당 전국선거 사령탑을 맡아본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은 4일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완전한 단절을 이룩하지 못하고 김문수 대선후보 자체가 굉장히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온 게 아닌가. 본인 스스로가 단절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없었다"며 "이번 선거가 이런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 건 국민의힘 선거 전략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개월간 친윤(親윤석열) 비대위 체제에서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사죄 거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부정선거 음모론 동조 의혹, 경선 룰과 강제 단일화·후보교체 등 논란으로 휘청인 바 있다. '반명(反이재명) 빅텐트' 구호가 무성했지만 경선 절차를 건너뛴 한덕수 후보 옹립 시도는 정당민주주의 훼손 논란을 낳았고, 김문수 후보는 반윤(反윤석열)이자 개혁신당 대선후보였던 이준석 의원과의 단일화에 실패했다.
김종인 이사장은 향후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 당분간은 지속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비상계엄 저지,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로서 대선 경선 2위를 기록한 한동훈 전 당대표에 관해선 "난 한동훈 전 대표만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될 수 있는 명분을 뚜렷하게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보수가 살려면 보수정당이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는 자신이 비대위 시절 '보수' 이념 언급 자제와 경제민주화·복지정책을 설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당선된 이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갖다가 완전히 골수 보수정당으로 회귀시켰다. 그걸로 인해 자기들이 자칭하는 보수정당에서 박 전 대통령, 이번에 윤 전 대통령 두번 다 탄핵을 받았기 때문에 보수가 무너진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김문수 후보가 받은 41%(득표율)를 전부 보수표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이 대통령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그쪽으로 간 거지, 그 사람(김 후보)이 보수여서 그리 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미국·유럽권 보수정당 중) 정책 측면에서의 보수는 있지만 '내가 보수다' 내세우는 정당은 없다. 우리는 계속 '보수 결집' 얘기를 하는데, 보수를 아무리 결집해봐야 선거에서 승리를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참패한 21대 총선도 거론하며 "2020년 총선 때도 (자유한국당과 범보수정당 합당) '보수 대통합'을 한 결과 참패했다. 그렇게 보수 결집을 외쳤는데도 총선에서 지고나면 그런 소리 그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정책 대안 없이 '이념 결집'을 외치면 참패한단 인식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에 대해선 '투철한 현실감각'을 토대로 한 국민 통합과 민생 정책에 주안점을 두길 기대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내란 종식, 내란 극복' 구호에 관해선 "내란 극복이란 건 굉장히 축소한 의미에서 행해줘야지, 그걸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하다간 결국 (정치)보복이란 말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국민과 대화, 자기와 반대 측 사람들과의 대화를 활발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윤 전 대통령 식으로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은 반국가세력이라 낙인찍어 국민을 갈라놓는 식으로 하면 내가 보기엔 성공하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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