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발전 분야 사망 5명 모두 하청”…태안화력 사망 재발방지 촉구

고경태 기자 2025. 6.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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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의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재발방지와 ‘위험의 외주화’ 개선을 촉구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4일 성명을 내어 “우리 사회에서는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과 책임 회피를 위하여 안전사고와 중대 재해를 예방하고, 책임을 져야 할 기본적인 의무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할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전설비 정비업무를 담당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50)씨가 홀로 작업 도중 공업용 선반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2018년 발전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지면서 간접고용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던 곳이기도 하다.

안 위원장은 “서부발전·중부발전·남동발전 등 발전 5사의 산재 발생 현황을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237명이 산재를 당했고 이들 중 5명이 사망했다. 이들 232명의 부상자 중 하청 노동자가 193명(83.2%)이었고, 사망자는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였다”며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불안정 고용에 더해 안전과 생명 위협이라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 역시 원청인 태안화력발전소 사업장 내에서 발생했고, 사고의 원인이 된 선반을 이용한 작업은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유해·위험 기계를 사용한 작업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망한 노동자는 비상 스위치를 눌러줄 사람도 없이 혼자 근무하다 끼임 사고를 당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안 위원장은 또 7년 전 발생한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통과와 중대재해처벌법 입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음에도 같은 사고가 재발한 것에 대해 “경영자의 안전불감증과 노동자의 생명보다도 이윤의 추구를 앞서 생각하는 잘못된 태도, 그리고 엄중한 처벌과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당국에 그 원인이 있지는 않은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지난 2018년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연구수행기관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실시해 노동 환경에서의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확인했고, 2019년 12월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를 통해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인 생명과 안전 보장을 위해 원청의 산업안전 책임을 강화하고, 위험의 외주화 동기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법 체계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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