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책임 강화 공약에 보험 유통 지각변동…"대형사 중심 재편 가속"

정부가 보험 유통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와 질서 확립을 강화하면서 GA(법인보험대리점)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과제로 내세우며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주관하는 공정경쟁질서 유지 협정에 GA를 포함하는 방안을 공약에 담았다.
이로 인해 GA는 사실상 제도권 자율규제의 틀 안으로 편입되며, 기존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조직·인력 요건과 내부통제 책임을 요구받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장 전반의 구조 재편을 이끌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4일 GA업계는 정책 변화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제도 설계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한 GA 관계자는 "표준화된 일률적 규제는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GA가 규제 대상이 아닌 제도의 공동 구성원으로 참여해야 정책이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GA 시장은 급속한 외형 성장을 보여왔다. 2024년 기준 GA 수는 약 3500개에 달하며 소속 보험설계사 수는 약 20만 명으로 전체 설계사의 약 65%를 차지한다. GA를 통한 생명보험 초회보험료 비중은 2020년 27.5%에서 2024년 35% 이상으로 상승했고, 손해보험 신계약 건수 기준 점유율은 60%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GA 업계의 소비자 민원 비중은 전체의 약 40~45%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현재는 설계사가 불완전판매로 제재받더라도 다른 GA로 이직할 수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GA 간 설계사 제재 및 주의 이력 공유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운영 중인 E클린 시스템은 계약 취소율과 민원 이력 중심이지만, 불완전판매 사유나 세부 이력 공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GA업계의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으로 내부통제 조직과 자금 운용 능력을 갖춘 대형 GA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가속화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GA는 거래 축소 또는 퇴출 압박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대형 GA를 중심으로 이미 내부통제 기준을 강화해 온 곳은 향후 제도 개선이 신뢰 기반의 경쟁 환경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설계사 수수료 분할 지급 방안은 GA 생태계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도입 예정인 '최장 7년 분할 지급' 제도는 장기유지율을 높이고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지만 GA의 자금 운용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과 설계사 관리 능력을 갖춘 GA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생보, 손보, GA 간 통합 상호협정 체결은 의미 있는 규제 틀이 될 수 있지만, 업계 간의 이해관계가 달라 결론 도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GA도 회사마다 판매 포트폴리오가 다르다"면서 "생보와 손보 GA의 시장 현장 상황과 특수성이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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