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초월하는 우리 아이 스마트폰 문제, 가장 좋은 대책은 ‘OOO’
이른 나이부터 엄격하고 철저한 관리 강조, 대체 놀이 활동 제안

"학부모 여러분은 혹시 자녀를 알고 있나요?"
다소 막연한 질문에 답변을 머뭇거리는 학부모들을 향해 서민수 교수요원(경찰인재개발원 112지역경찰교육센터)은 딱 잘라 말했다. "알고 있는 듯 하겠지만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의소리]가 진행하는 '2025 학부모아카데미'가 첫 강의가 4일(수) 오후 2시 제주복지이음마루 스페이스 A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아카데미는 현직 경찰관이자 경찰인재개발원 교육센터장인 서민수 교수요원이 맡았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청소년들의 디지털 문제를 다룬 저서(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 이론만 빠삭한 부모, 관심이 필요한 아이)를 펴낸 학교폭력·소년법 전문가이다. 국내 언론 뿐만 아니라 영국 BBC, 싱가포르 CAN 등 해외 방송사와도 협업한 바 있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이날 강의에서 현재 국내외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 실태를 적나라하게 알렸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을 명확한 원칙에 근거해 제한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상상하지 못할 디지털 범죄까지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부모의 '리액션(Reaction, 반응)'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몇 년 간의 시간,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나?
스마트폰이 일상인 오늘 날, 청소년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이 있다. 바로 FOMO(fearing of missing out) 증후군, 일명 '소외 불안 증후군'이다.
소외 불안 증후군은 나 혼자 모르면 소외감을 느끼고 사회성이 부족해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끼게 하는 사회 심리 용어이다. 기업들은 인구 감소, 소비 둔화로 인해 마케팅 대상을 청소년까지 넓혔고, SNS를 활용한 이슈를 만들어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대표 사례로 사실상 빵보다 스티커가 주 목적인 포켓몬 빵, 한때 대대적으로 유행했던 당근칼 등을 들었다.
그렇다면 단순히 빵을 사주지 말아야 할까? 그건 아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무의식적 행동'이라고 꼽았다.
행동의 원인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스티커를 얻기 위해 빵은 버리는 무의식적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무의식적 행동이 스마트폰·SNS와 결부된다면 욕설, 폭행, 범죄까지도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Amos Yee는 지난 2011년 13세 나이로 싱가포르 국제 영화제에 입상하며 화제의 인물로 주목 받았다. 그런데 17세가 되자 싱가포르 총리 리콴유와 특정 종교·민족을 혐오하면서 구금되기에 이른다. 결국 19세 때 미국으로 망명됐는데, 지금은 27세 나이로 아동 성범죄를 저질러 250년 이상의 형을 받았다.
2024년 7월 영국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에서 17세 고등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들도 포함된다. 가해자는 3년 전 학교에서 모범생을 받았던 학생이었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Amos Yee와 영국 고등학생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겼을까"라고 물었다.
Amos Yee는 13세 이후 스마트폰으로 KKK를 비롯한 극단주의자들의 영상을 시청하고, SNS로 소통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의 부모는 자녀가 문제적 콘텐츠를 보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영국 고등학생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살펴보니 대형 살인, 범죄, 테러 등이 발견됐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이런 것이 내 아이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시나. 여러분은 자녀를 얼마나 알고 있나. 자녀가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나"라고 엄중하게 물었다.
성장기 청소년에게 너무나 해로운 온라인 콘텐츠들
서민수 교수요원은 '문화'와 '문제'를 구분했다. 두 개념의 차이는 다수와 소수로 나눌 수 있다.
문화는 다수의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 그리고 문제는 소수의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면서 서민수 교수요원은 청소년들이 많이 즐기는 '게임'을 예로 들며, "게임은 문화일까? 문제일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게임은 이미 문화다.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청소년들에게도 널리 퍼진 유튜브, SNS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큰 문제가 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대한민국 사회가 만들어지기 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나. 그 옛날 고려, 조선시대부터 쌓이며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디지털 사회는 어떤가. 만들어진지 불과 20년 밖에 안된다. 청소년들이 보는 온라인 콘텐츠를 부모·어른들이 그냥 내버려두면 안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오징어 게임'은 폭력성, 선정성 보다 돈이면 무슨 짓이든 전부 한다는 사고방식을, '이혼숙려캠프'는 남녀 뿐만 아니라 결혼·직업 등 무수한 것을 혐오하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매우 짧은 영상 '숏폼'에 길들여진 '숏확행'(숏폼은 확실한 행복)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삶의 여러 방식까지 '짧고, 빠르고, 간단'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문해력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성인들도 겪는 문제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유튜브의 심각한 기능으로 '슬롯머신 효과', '알림기능 효과'를 꼽았다. 영상 스크롤을 멈추지 않는 기능이 슬롯머신 효과, 수시로 소식을 알려주는 기능이 알림기능 효과이다. 두 기능은 영상에 중독시키고 이용자의 집중력을 해친다.
덧붙여 유사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 때문에 자녀가 폭력적·공격적·혐오적 영상에 노출되면 다시 유사한 영상을 추천한다. 이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특정 의견에 갇히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호주,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온라인 플랫폼 제한 법안이 가동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먼지 이론'을 들면서 "유해 매체를 통해 학습된 불법적인 콘텐츠는 마치 먼지와도 같다. 계속해서 쌓이며 비정상적인 인지 구조를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나쁜 행동을 강화시키는 먼지가 과연 언제부터 쌓였을까. 여러분이 점검하며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원칙 정해서 깐깐하게, 그리고 부대끼며 '디지털 디톡스' 해야
어느새 유해 콘텐츠 먼지에 둘러싸인 청소년들은 디지털 범죄를 저지르는 단계까지 나아간다. 소지·시청·저장만 해도 강력히 처벌 받는 딥페이크 영상물도, 사람을 사람으로 보질 않기에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조주빈을 꼽을 수 있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일부 청소년이 저지른 디지털 범죄를 기록으로 살펴보면 완전 괴물이 따로 없는데, 직접 만나보면 온순하기 짝이 없다. 이제는 모든 아이들이 디지털 범죄를 중심으로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폭력도 사건도 재미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디지털 기술을 거부해야 할까? 서민수 교수요원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디지털의 양면성인데, 우리 자녀들이 10년·15년 뒤 대학에 진학하고 직업을 찾을 때 디지털을 빼고 가능하겠느냐. 단순히 하지 말라가 아닌, 좋은 쪽으로 잘 사용하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딥페이크도 조작을 부적절하게 해서 벌어지는 문제다. 디지털 기기를 만지는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고 기준을 세웠다.

또한 "잘했을 때만 선물을 제공하면 자녀는 단편적인 목적만 가진다. 오히려 아무 일 없는 듯 평소에 선물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를 물어보면 '지금까지 잘 해왔기 때문'이라고 알려주면서, 지속성과 끈기를 알려줘야 한다. 이벤트가 있다면 칭찬하고 외식하며 공동의 선물을 주자"고 권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서는 반드시 자녀 방문을 열어놔야 하고, 경우에 따라 부모와 함께 쓰는 공용폰을 쓰기도 한다. 가족 전체에 적용되는 엄격한 스마트폰 원칙이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예전처럼 부모 기분에 따라 가족 분위기가 달라지는 주먹구구식이 아닌, 원칙에 따라 가족 내 원칙이 정해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 정하기(시간) ▲부모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여주기(책임) ▲부모도 자녀에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주기(공정)를 준수하면 자녀도 부모를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짧고 빠르고 간단해진' 디지털 시대의 소통 방식을 참고해서 자녀와 소통할 것을 추천했다. '길어지고 느려지고 복잡해진다'면 아예 소통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봤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 어느 정도는 자녀가 스스로 해결할 것을 추천했다. 만약 부모가 사사건건 개입하면, 학생은 교실 안에서 '안전한 혼자'로 전락한다는 것. 디지털 세대는 많은 것을 혼자 판단하고 해결해야 하는데, 보호만 받아서 공백이 생기면 부작용도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능력을 키우도록 웬만한 갈등은 아이에게 맡기라고 권했다.
또한 숏확행이 아닌 롱확행을 더해야 한다고 깡조했다. 숏확행에 중독되면 웬만한 자극에 기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서대여카드, 스포츠 활동, 가족 내 역할(노동) 등을 추천했다. 게임도 단순히 못하게 하기 보다는, 게임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추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안을 마련하려면 비용도 들고 부모도 더 수고해야 하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다.
자녀가 유튜브를 이용할 때 등장하는 광고는 인식에 매우 해롭기에, 유료라도 광고 제거 기능을 사용하라고 추천했다.
자녀가 '우울해요', '장난인데요', '피곤해요'라는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문제가 생겼다는 징후라고 봐야 한다고 꼽았다.
그러면서 디지털 사용에 있어 자녀의 선택권, 결정권을 존중해주면서 무엇보다 책임권이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 방송통신위원회가 만든 '사이버안심존' 어플을 사용하면 자녀 스마트폰 이용 실태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
앱 기록장, 유튜브 시청 기록장을 만들고 합의하지 않은 앱과 유튜브 영상이 발견되면 명확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권했다. 또한 저녁이 되면 자녀부터 부모까지 스마트폰을 모두 모아서 사용하지 않는 '약속 바구니'도 시도할 것을 추천했다.

무엇보다 "모든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해주고, 남녀 사이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마법의 카드
인 소양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으며 그것은 '리액션'이라고 꼽았다.
서민수 교수요원은 "잔소리보다는 격려를, 백 마디 말 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라. 자녀와 리액션이 많아지고 밖으로 데리고 함께 나가면 자연스레 건강해진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