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없는 AI칩 늘어난다…삼성전자 낙수효과 기대

박순원 2025. 6. 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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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12나노급 24GB GDDR7 D램 모습. 삼성전자 제공.

미국 빅테크들이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칩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GDDR(그래픽 D램)을 채택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GDDR 수요가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잡는다면, 삼성 협력사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GDDR7 기반의 AI 칩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글로벌 메모리 수요에 일부 변화가 일고 있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저가형 AI 칩 'B40'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칩은 HBM 없이 D램만으로 AI 연산 기능을 내는 중국 수출용 AI 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어떤 방법을 써서든 중국 AI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며 "HBM을 넣지 않은 AI 칩이 실제 출시된다면, 이는 곧바로 GDDR 계열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영향에 삼성 주요 협력사들 사이에선 낙수효과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엔비디아향 HBM3E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주요 장비 발주가 보류됐는데, GDDR 수요 발생 시 장비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 공급을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지만, 장비 기업들은 GDDR 대응에도 HBM 수준에 준하는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적 회복의 주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메모리 생산 전략 변화에 따라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원익IPS와 와이씨 등이 꼽힌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로, 각각 원자층증착공정(ALD)와 메모리 웨이퍼 테스터를 삼성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장비 수요가 커졌음에도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삼성전기의 IT용 제품 공급 확대도 기대된다. 삼성전기는 GDDR7 패키징용 고사양 기판과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중심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장비·소재 기업들이 많다"며 "GDDR7 수요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 수요로 전환된다면, 생태계 전반의 실적 개선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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