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항 처자식 살해’ 40대, 가족여행 가장해 범행…“거액 채무로 힘들어”

노기섭 기자 2025. 6. 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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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으로 빠진 일가족 탑승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연합뉴스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처자식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가장이 가족여행을 가장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해상 추락사고를 일으켜 아내와 두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해)를 받는 지모(49) 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전남 무안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 씨는 두 아들의 교외 체험학습을 학교 측에 문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식당에 가고 펜션에서 숙박하는 등 여행을 다니다가 31일 오후 목포시 모처에서 가족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1일 오전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가족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돌연 해상으로 돌진했다.

추락사고 직후 지 씨는 차량에서 탈출해 뭍으로 올라온 뒤, 건설 현장 직장동료에게 연락해 차편을 제공받아 광주로 도주했다.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은 전날 오후 8시가 조금 넘어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해상에서 숨진 지 씨의 아내와 두 아들을 발견했다.

추락사고를 낸 뒤 행방을 감춘 지 씨는 사건 발생 약 44시간 만인 전날 오후 늦게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세 사람의 사인은 1차 검시 결과 익사로 나타났으며, 별다른 외상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 씨는 상당한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거액의 채무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함께 죽기 위해 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고 진술했다. 지 씨의 진술대로 차량이 바다로 돌진하는 CCTV 장면은 확보됐으나, 지 씨가 해상에서 나오게 된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 씨는 “차량에 물이 빨리 차오르길 바라면서 앞좌석 창문을 연 채로 들어갔다”며 “추락 이후 창문을 통해 차량에서 빠져나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 씨의 경찰 진술을 입증할 CCTV 등 증거는 현재까지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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