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일전 각오로"…'실용적 시장주의' 내세운 이재명 정부
재정을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일성은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였다. 실용과 시장주의 모두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권에서 잘 사용하지 않던 단어다.
선거 기간부터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겠다며 실용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라는 단어에서 묻어난다. 어려운 민생 여건과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 경제 상황을 감안한 듯 성장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확장적 재정정책 역시 이재명 정부에서 주목할 키워드다.
이 대통령은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성장'이라는 단어를 22번 사용했다. 대통령 선거 공약집에서 △성장 △회복 △행복이라는 3대 비전을 제시했던 이 대통령은 취임사 성격의 발언에서도 성장을 어김없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을 회복해 모두가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갈 시간"이라며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성장은 단순한 정책 의지가 아니다. 국내총생산(GDP)뿐 아니라 한 국가의 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까지 추락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정책 과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는 0%대 성장이 예고된 상태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0.8%다.
'실용적 시장주의'는 성장을 포함해 회복, 행복 등의 이재명 정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며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의 방향성으로 제시한 것 중의 하나는 규제완화다. 규제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으로 바꾼다. 네거티브 규제는 금지하는 것을 명시하고 그 외에는 허용하는 방식이다. 허용하는 것을 명시하고, 그 외에는 금지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보다 완화된 형태다. 지금은 대부분 포지티브 방식이다.
재정 정책은 이재명 정부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는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했는데 확장적 재정정책을 공식화한 것으로 읽힌다. 시장과 도지사 시절부터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쳐왔던 이 대통령은 집권 초반부터 추가경정(추경) 예산 등 재정 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1차 추경은 지난 5월 1일 13조8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하지만 1차 추경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의 선순환'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필수 추경'이라는 타이틀에서 볼 수 있듯이 재난 대응과 통상 문제 등에 집중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예산은 최소화했다. 2차 추경은 30조원 이상으로 민생 안정과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민생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며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태스크포스)를 바로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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