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이 강조하던 K-이니셔티브 위원회, ‘부총리급 AI부’ 신설 등 액션플랜 제안
1순위 과제는 ‘AI 기본사회’…‘한국형 AI’ 만들어 전 가정에 공공재로 제공
‘자본 조달’ ‘에너지망 확보’ ‘인프라 구축’ ‘인재 육성’ 단계별 로드맵도 마련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를 개척하겠다. 약육강식의 세계 질서와 인공지능(AI) 첨단과학 시대조차 극복하며 '세계의 표준'으로 우뚝 설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4월11일 '모방에서 주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골자로 한 국가비전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렇게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K-이니셔티브'를 강조해 왔다. 선거대책위원회에는 후보 직속으로 K-이니셔티브 위원회를 두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즉시 실행 가능한 각 분야의 '전략 설계도'를 짜게 했다. K-이니셔티브 위원회가 민주당 선대위에 제안했던 약 580페이지 분량의 33개 'K-어젠다' 정책 제안서가 곧 공개된다. 차기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임기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온 성장과 회복이라는 핵심 기조, 나아가 글로벌 경쟁을 위해 즉각 실행할 수 있는 '액션 플랜'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시사저널은 이 정책 제안서의 핵심 내용을 단독 입수했다. 제안서에는 이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AI(인공지능) 기본사회' 구현 로드맵이 상세히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국가 행정 운영체계'를 AI 중심으로 개편하고, '부총리급 AI부'를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 인력, 기업 지원 및 육성, 자본 조달 등 전 분야를 망라한 '단계별 로드맵'의 정수가 제안서에 담겨 있다.
"정책 제안서에 李의 철학·실행력·신념 집약"
K-이니셔티브 위원회는 이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부터 주창한 K-이니셔티브 비전과 실행 경로를 몽골 기병처럼 신속하게 구축하기 위해 350명의 각계 최고 전문가 집단이 참여한 정책 기획 기구다. 이들은 '민간의 역동성'과 '공공의 조율력'을 결합한 '국가 주도형 산업 전략'을 만들겠다는 기치로, 입법 예산과 행정 조직까지 고려해 33개(성장 21개+기반 12개)의 'K-브랜드' 정책 상품 실행 패키지를 만들어 5월20일 당 선대본에 전달했다. 해당 제안서에 대해 민형배 K-이니셔티브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 실행력에 대한 신념이 집약돼 있다"고 자신했다.
33개의 K-이니셔티브 정책 상품 중 간판은 역시 'K-AI'다. AI는 글로벌 패권전쟁의 핵심 격전 분야이니만큼 이 대통령도 첫 대선 공약에서부터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전략적으로 어떻게 투자할지 전방위 전략 로드맵을 제안서에 담은 셈이다.
제안서의 첫 장에 제시된 대표 정책은 '누구나 AI' 정책이다. AI를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쉽게 만들고 쓸 수 있도록 공공재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구체적으로 대한민국이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NPU)와 한국형 언어모델(K-LLM)을 결합한 통합형 AI 범용 키트를 만들어 모든 가정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도 적용 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역수출해 'AI 기본사회 구축'과 '글로벌 경쟁 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 로드맵도 제시됐다. ①전국 5대 권역에 AI 슈퍼컴퓨터·데이터센터 설치, AI 실험·학습 인프라 구축해 '디지털 인프라' 확보②철강·화학·자동차 등 7대 제조 산업군에 AI 기술 접목 등으로 '산업 지능화'를 이룬 후 ③개발도상국 대상 디지털 정부개발원조 지원, 현지 언어 기반 챗봇, 교육앱 제공 등 '글로벌 수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④부총리급 AI부를 신설하고 국가 AI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계획이 로드맵에 포함됐다. 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각종 보안이나 윤리 문제에 대해선 ⑤'보안 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행정 혁신과 디지털 정부를 구현하는 것이 AI 기본사회 전략의 핵심 골자다.

'국부펀드' 조성하고 'AI 10만 인재' 키운다
이 같은 전략을 실현하려면 '자본 조달'부터 '에너지망 확보' '인프라 구축' '인재 육성'까지 네 축의 탄탄한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제안서에는 일종의 국민 참여 펀드 로드맵(K-Growth+ 펀드)이 제시됐다. 쉽게 말해 정부 재정과 국민 유휴 자본을 결합해 조성하는 '제2의 국부펀드'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유관 법·제도부터 펀드 구조와 플랫폼, 투자 관리 시스템을 설계·정착시켜 향후 해외 국부펀드 등과의 공동투자 구조 설계까지 노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AI 기본사회를 위한 금융적 토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에너지망 확보를 위해 지역마다 신재생에너지·가상발전소 등을 활용한 '에너지 캡슐'을 구축하고, 수도권-남동권 간 장거리 송전이 가능한 초고압 전류망을 연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해 AI 시대에 필요한 기본 체력을 보충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인프라 확충 및 인재 육성 차원에서 가상발전소 데이터센터 패키지를 확산시켜 '지역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AI 대학 인프라'를 연계해 지역별 자립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연간 10만 명에 달하는 AI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물론, 지역 균형 발전 효과까지 함께 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규제 혁신 전략도 지역 특구 중심 '네거티브 규제(법률이나 정책으로 금지되지 않으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를 도입하거나 '메가 샌드박스'를 조성하는 정책도 마련됐다.
그 밖에도 반도체 강국 사수를 위한 '한국형 TSMC' 모델 구축 로드맵과 '차세대 조선'과 'K-제조AX(AI 전환)' 정책 등이 눈에 띈다. 해당 정책들은 한국 산업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국 등 해외국과의 통상 협상 테이블에서 공급망 파트너십 구축, 디지털 전환 협력, 표준 공동 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외교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K팝'이나 문화, 스포츠 영역 등에서도 이니셔티브 상품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제안서의 큰 그림이다.
이처럼 성장 측면에서 획기적 이니셔티브를 내세우면서도 '일자리' '금융' '지역 성장' 등 균형과 공전의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 정책 제안서의 기조다. 민 위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선도국가위원회(가칭) 등 대한민국이 특별히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영역의 전략 아이템을 집중 고민하는 단위가 필요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제안서가 정책 엔진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 선대본 정책·전략 단위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요체로 자연스레 옮겨질 것이 유력한 만큼 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제안서 내용이 정부의 국정 논의 과정에 적극 반영될 전망이다. 실제 정책본부 관계자는 "여러 단위의 제안서가 있지만 성장부터 기반 전략까지 구체적으로 담긴 보고서로서 가치가 크다"며 "이 대통령의 시그니처 슬로건을 앞세운 정책이니만큼 선대본 다음 단계(정부 차원)에서도 유력 검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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