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말이는 사치" 미친 물가에 빈손으로 돌아서는 사람들[르포]
가공식품·축산물값 줄줄이 올라 체감 부담 가중
계란·라면·커피까지 인상…"물가부터 잡아달라"
세일도 무감각…유통구조 개선 등 근본대책 필요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장보러 왔다가 그냥 빈손으로 가. 이젠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니까. 계란부터 라면까지 안 오른 게 없잖아. 새 정부에서는 물가부터 잡아줬으면 좋겠어”
지난 1일 오전 방문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신선식품 코너. 60대 주부 A씨는 계란 진열대 앞에서 장바구니를 한참 바라보다 결국 빈손으로 매대를 떠났다. 계란 한 판(30입) 소매가는 8490원. 평년 6000~70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가량 오른 가격이다. 15개 들이 무농약 고급란은 6890원에 달한다. A씨는 “예전에는 계란말이에 계란을 6개씩 넣었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만 먹는다”며 “계란이 사치가 된 세상이라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크게 웃돌았다. 1월(2.7%)부터 3월(3.6%)까지도 매달 오름세가 이어졌다. 축산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돼지고기와 계란 등은 가축 전염병, 국제 곡물가 상승, 사료비 인상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계란은 뚜렷한 공급 차질 없이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소비자 혼란을 키우고 있다.

무기력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새 정부로 향하고 있다. 단순히 ‘물가를 잡아달라’는 요청을 넘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단기 할인이나 이벤트만으로는 체감 부담을 낮추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가격 인상 배경과 향후 관리 방안에 대한 설명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다 직접적이고 투명한 물가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일 자정 이마트와 롯데마트 앱(애플리케이션)을 비교하며 장바구니를 짠다는 주부 C씨는 “가격표를 보고 장을 포기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며 “한때는 세일 행사에 혹했지만 요즘은 ‘세일해도 비싸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계란 가격이 치솟았는데 정부가 왜 올랐는지도 제대로 설명 못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정책이 소비자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민이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영역이 식품 물가”라며 “단순 공급 확대나 할인 정책보다 유통 구조와 가격 결정 방식 등 전반을 점검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가계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추기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찾아간 사람은?
- "용산 사무실 무덤 같아"…李대통령, 청와대 이전 본격화 할 듯
- “한국은 무너졌다” 韓 대선 결과에 백악관 입장? 사실은…
- 김문수 "패배 이유는 당내 민주주의 붕괴"
- "전화 안받는 선배"...권성동, 김혜경 여사 인사한 순간
- "모든 것 제자리"…이승환→김규리, 李당선에 연예계도 후끈
- "이준석, 수십억 갚느라 택시기사 전향?"...알고보니 '흑자'
- 개혁신당 측 "이준석 11%정도에서 '젓가락' 이후 3% 빠져"
- "계란말이는 사치" 미친 물가에 빈손으로 돌아서는 사람들[르포]
- 이재명은 누구인가…'흙수저 개천용', 죽을 고비 넘기고 대권 쟁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