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모양 조약돌 중앙에 빨간 점 하나…4만년 전 찍은 지장 발견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지문이 발견됐다. 4만년 전 멸종한 현생 인류의 조상 격인 네안데르탈인의 지문인데, 일부러 지장을 찍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 최근 보도에 따르면 마리아 데 안드레스-에레로 교수가 이끄는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2022년 7월 세고비아 외곽의 암석 보호구역에서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유적지 1.5m 아래에서 발견한 20㎝ 길이의 조약돌에 빨간 점 하나가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연구를 시작했다.
다른 돌보다 크기가 큰 이 돌은 군데군데 움푹 패인 흔적이 있었으나, 도구로 사용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길쭉한 돌의 형태는 사람의 얼굴처럼 보였고, 눈과 입이 있을 법한 자리는 움푹 패여 있었다.
안드레스-에레로 교수는 “주변의 다른 돌보다 비교적 큰 돌이 있었다. 중앙에는 사람 얼굴을 묘사한 것 같은 붉은 점이 있었다”고 했다. 붉은 점이 찍힌 위치는 사람의 얼굴로 치면 코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연구팀이 다중 스펨트럼 분석으로 붉은색 자국을 확인한 결과 이 자국은 성인 남성이 손가락에 붉은색 염료를 묻혀 찍은 지장으로 확인됐다. 돌에 눈과 입 모양을 새기고, 염료를 묻힌 손가락으로 코를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이 색소에는 철 산화물과 점토 광물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는 동굴 내부나 주변 다른 곳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은 성분으로 나타났다.
안드레스-에레로 교수는 “고고학적 맥락에서 색소로 표시된 최초의 유물”이라며 “네안데르탈인의 능력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기여”라고 자평했다.
연구진은 인류의 지장이 비실용적 맥락에서 발견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당시 지장이 예술적인 목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유럽 대륙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휴대용 예술 작품이며, 동시에 네안데르탈인이 그린 유일한 휴대용 예술 작품”이라고 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데이비드 알바레즈 알폰소는 이 돌멩이가 휴대용 예술 작품인지 여부를 두고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네안데르탈인들에게도 호모 사피엔스와 유사한 상징적 사고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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