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여당'에서 '진짜 여당' 된 민주당... '이재명 방탄 입법' 첫 시험대

박준규 2025. 6.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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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에 막힌 법안 다수 처리 전망
'이재명 방탄'법 추진시 역풍 가능성
지도부 개편 방향도 당정관계 시금석
"국정 동력 위해선 관용과 절제 필요"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영교 최고위원이 준비한 자료를 두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다빈 기자

'여의도 여당'에서 '진짜 여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을 배출하면서 명실상부 여당의 자리를 3년 만에 탈환했다. 여소야대로 행정부와 입법부가 사사건건 대립하며 정국이 마비돼왔던 윤석열정부와 달리 이재명정부는 압도적 의석에 힘입은 여당이 국정의 막강한 동반자로 활약할 것이란 예상이다. 수적 우위를 활용해 강공모드를 지속할 것이냐, 소수 야당과 협치에 나설 것이냐 첫 시험대는 이 당선인 관련 입법 처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당선된 뒤 민주당에는 '여의도 여당'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대선 패배로 정권은 넘겨줬지만 여전히 절반을 한참 넘긴 의석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4년 전보다 더 많은 의석(170석)을 차지하며 '여의도 여당' 입지를 더욱 굳혔다. 하지만 허울만 좋은 별명이었다. 민주당이 밀어붙인 법안은 번번이 윤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혔다. 김건희 여사 등 각종 특별검사법, 양곡관리법 등 윤 전 대통령이 21·22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만 25개에 달했다.

그러나 이제 민주당은 '압도적 여당'이 됐다. 조국혁신당 등 우군인 군소정당까지 합하면 190석에 달한다.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합쳐도 110석에 불과해 개헌을 제외하고는 모든 입법을 자유롭게 추진하고 통과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우선 집권 초기에는,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법안들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며 '국정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첫 번째 시험대는 '이 당선인 관련 입법'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단하는 법안과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서 행위 부분을 삭제하는 법안 처리를 목전에 남겨놓고 있다. 민주당이 이 같은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려 한다면 야당의 강력한 반발로 정국이 집권 초기부터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당장 대선 직후인 5일부터 6월 임시국회 개회를 요구한 상태다. 당장 12·3 불법계엄과 관련된 내란특검법,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을 신속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새롭게 들어설 지도부는 향후 당정관계를 가늠할 시금석이다. 3년간 대표직을 맡았던 이 당선인과 임기가 끝난 원내대표직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이재명정부 1기의 당정관계의 기조가 달라질 수도 있다. 당대표 후보군으로는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비롯해 정청래 의원 등이 출사표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4선의 서영교, 3선의 김성환, 김영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당은 13일 새 원내대표 선출에 나선다. 정치권 안팎에선 집권 여당의 1기 당대표와 원내대표인 만큼 안정감을 갖춘 인물이 낫다는 평가가 우세한 편이지만,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강성파가 지도부를 꿰찰 수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누가 지도부를 차지하든 다수 의석으로 모든 걸 밀어붙이면 되는 일도 안 될 수 있다"며 "최대한 야당을 설득하고 관용과 절제를 보여서 안정적인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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