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이변은 없었다… 조기 대선 불러온 `내란 응징` 통했다
'내란 수괴' 尹과 단절도 지연
국힘 내홍속 빅텐트 구축 실패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4/dt/20250604091615224qicq.jpg)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결국 '윤석열 정권 심판'이었다. 1980년 이후 44년 만에 선포한 충격적인 비상계엄에 민심은 분노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에게 압도적 승리를 안겼다.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3일 치러진 대선에서 결국 패배의 쓴맛을 봤다. 유세 막판 판세가 뒤집혔고 '골든크로스'가 예상된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깜깜이로 불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유권자들의 마음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이르기까지 민심은 한결같았다.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내란 세력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부정선거론에 힘을 실으며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동안 국민의힘이 분명하게 선을 긋지 않았다는 점이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15일 취임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헌에 대통령의 당무 개입 금지를 명시한 뒤 이를 '윤석열 방지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김 후보 역시 유세 현장에서 "그동안 잘못했던 점이 많다"며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사과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당 지도부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복당을 결정하고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 인물인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정리할 마음이 없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지못해 탈당은 했지만 국민의힘과 윤 전 대통령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것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영화관에서 이영돈 PD와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기획·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지난달 31일에는 윤 전 대통령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집회에서 대독하는 형식으로 김 후보 지지 메시지를 냈다. 범진보 진영이 김 후보를 '내란수괴 후계자' 프레임에 가두고 이번 대선을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끌고 가는 가운데 오히려 빌미를 줬다는 측면에서 당안팎을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를 고리로 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은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며 공세를 폈고 국민의힘은 '종식·심판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건희씨와 서울 서초구 사저 인근 투표소를 찾아 웃음을 머금은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비전 부족으로도 이어졌다. 김 후보에게는 매번 '계엄과 탄핵에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물음이 따라다녔고 국민의힘은 차별화된 공약이나 정책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 유세에서는 정책을 이야기하기보다 이 당선인과 가족에 제기된 논란 등을 문제 삼는 것에 시간을 할애했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부터 이 당선인을 겨냥한 각종 논란이 확산한 상황에서 이 같은 공세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여기에 대선 국면에서의 내홍, 범보수 진영의 단일화 실패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읽힌다. 일찌감치 대선 후보를 확정하고 범진보 진영에서 단일화를 이뤄낸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에 겨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경선에서 이긴 김 후보가 아닌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양측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였다.
김 후보는 마지막까지 원했으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단일화에 응하지 않으면서 보수 진영의 표가 분산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직전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고자 기습적으로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밖에 친한(친한동훈)계의 윤 전 대통령 단절 요구를 완전히 수용하지 못하며 갈등 요소가 곳곳에 남은 점, '미스 가락시장'과 같은 말실수와 구설 등도 패배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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