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부터 자치권 강화까지...이재명 정부 시험대 오른 ‘제주 로드맵’

박성우 기자 2025. 6. 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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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제주] ① 다시 보는 제주 공약...탄소중립·의료 인프라·관광산업 새판

대한민국과 제주의 선택은 이재명이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제주 역시 정권 교체의 바람 속 일대 변혁을 마주하게 됐다.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새정부가 출범하며 변화의 속도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제주 제2공항, 제주 신항만,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4.3의 완전한 해결, 미래산업 재편까지. [제주의소리]는 제주를 둘러싼 과제가 산적한 시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방향성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과 파급력을 분석하고, 주요 과제를 진단한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이재명.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서 제주에도 새로운 정책적 지형 변화가 예고된다. 탄소중립과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국정 방향이 구체화되면서, 제주의 정체성과 미래 전략 역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5극 3특'을 키워드로 한 국토 균형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을 비롯해 제주를 강원·전북과 함께 특별지방자치단체의 한 축으로 규정했다. 

자치권 강화와 지방재정 확충, 행정체계 개편을 위한 국가자치분권회의 신설 등의 구상은 제주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에 직결되는 내용으로 평가된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발표된 '후보 정책공약집'에는 제주도정이 역점 추진해 온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공약이 채택되면서 기대감을 부추겼다.

이 대통령은 세부적인 지역공약으로 '탄소 중립, 녹색 문명의 섬'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자원순환 100% 탄소중립 섬 제주 △스포츠와 관광이 공존하는 사계절 체류형 제주 △의료·생명 산업 제주 △디지털 전환, 미래 농업, 높은 농가 소득 제주 등이 핵심 구호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 정국에서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차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제주를 '탄소중립 K-이니셔티브'의 첨병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제주의 해상풍력과 태양광 기반 에너지 자립을 기반으로 2035년까지 제주를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방향성과 궤를 같이한 목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그린수소와 에너지저장기술(ESS), 전기차 인프라 확충 등은 물론,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과 실시간 요금제, 양방향 충전 기술 실증, 탄소 제로 주택까지 신기술 실험기지로서의 제주를 상정했다.

이 과정에서 '햇빛연금', '바람연금' 등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도 약속했다. '햇빛연금', '바람연금'은 이 대통령이 지난 제20대 대선에서도 전면에 내세웠던 개념이다. 

이 대통령은 지역주민이 직접 수익을 얻는 모델이 가동되면 지역 수용성과 생태 전환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만, 대규모 풍력개발이나 입지 요건 등의 갈등을 어떻게 조율할 지는 새 정부의 주요 과제로 남겨질 전망이다.

'일과 쉼이 공존하는 세계적 관광지 제주' 구상은 디지털 인프라 확충과 공유오피스 확대 등으로 구체화했다. AR·VR 기술 기반 스마트 해설 시스템, 예술·음식 문화 기반의 지역 거점, 읍면동 맞춤형 관광 콘텐츠 육성 등의 공약은 제주 관광산업의 다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 수준의 스포츠 전지훈련센터와 다목적 체육 인프라 확충은 관광산업을 스포츠와 연계하는 접근으로 주목된다. 축구, 야구, 육상 등 종목별 글로벌 전지훈련지와 재활의학 센터, 스포츠 클리닉까지 훈련과 회복을 아우르는 복합단지 조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농업과 1차 산업에서도 디지털 농업 플랫폼과 스마트팜 인프라 확충, 스마트 가공센터 구축 등이 공약에 포함됐으며, 자원순환형 축산과 유기농 농업, 해상운송비 완화 방안도 제시됐다. 기존 1차 산업 기반을 기술과 연결해 고부가가치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공공의료 분야에서는 제주대학교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육성하겠다는 약속이 눈에 띈다. 이 공약 역시 지난 20대 대선에서 제시된 바 있다. 매년 수천억원의 의료비가 육지로 유출되는 문제를 비롯해 응급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민사회의 기대가 높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계승하기 위한 '제주 4.3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도 공약에 포함됐다. 이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된 제주4.3평화공원을 완결짓는 과제와 궤를 같이 한다. 4.3평화공원을 평화와 치유의 공간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또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법·제도·예산 전반의 지원을 공언해왔다.

이 대통령의 공약과는 별개로, 제주 제2공항,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미래산업 육성 등 제주를 둘러싼 과제가 산적해 있다. 공약이 실현되기까지 도민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은 물론 갈등조정과 수용성 확보, 법제도 정비 등 새정부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