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부세 확대… 회계·기금 간 전출입은 통제 [이재명 정책]
성남시장 때 박근혜 정부로부터 깎여
공약 실현 시 지방교부세 ↑… 내국세 30% 얘기도
중앙정부 회계는 조이는 李, 회계-기금 자금 전출입 막아
채무 돌려막기 하지 말라는 취지인데… 국고채 발행 늘어날 듯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 분권 정책은 ‘지방교부세’ 확대에서부터 출발할 전망이다. 현재 내국세의 19.24%가 지방교부세로 배정되고 있는데, 이 비율을 늘려 지방 재정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는 개선되겠지만, 중앙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회계·기금 간 전출입도 막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재정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목적에 맞게 회계·기금이 사용되도록 유도할 수 있지만, 여유자금을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없게 돼 재정 운용이 경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재정분권 강화 차원에서 지방 재정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지방교부세 확대를 제안했다. 다만 지방교부세를 얼마나 늘릴지에 대해선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진 않은 상태다.
지방교부세는 지자체 간의 재정 격차를 줄이고,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행정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주는 교부금이다.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현재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가 걷은 내국세의 19.24%가 할당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64조5230억원이 지방교부세로 배정됐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지방교부세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2016년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흘 동안 단식 농성을 하기도 했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시·군 자치단체의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변경했는데, 이 조치로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아도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불교부단체(성남 포함 경기도 6개 시)의 예산이 8000억원 줄었다. 성남시가 청년배당·무상교복·무상산후조리 사업 등 3대 무상복지 정책을 추진하자, 정부가 성남시를 불교부단체로 지정한 것이라고 당시 이재명 시장은 주장했다.
지자체로선 이재명 정부의 지방교부세 확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자체가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재정자립도는 2001년 57.6%로 최고점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48.6%다.
지방교부세가 늘면 지방 정부의 살림살이는 개선되겠지만, 중앙정부는 그만큼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336조5000억원의 국세 수입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218조4000억원을 지방이전 재원으로 썼다. 지방이전 재원에는 교부세와 함께, 교육교부금(내국세의 20.27%, 64조6208억원), 지방재정사업 보조금 지원(약 90조원, 예산 기준)이 포함된다.
지방이전 재원을 제외하면 중앙정부가 쓸 수 있는 재원은 118조1000억원에 그쳤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77대 23이지만, 가용 재원 비율을 보면 35(중앙):65(지방)로 역전되는 상황이다.
중앙정부도 재정 위기를 직면한 상황에서 지방교부세율만 올리면 재정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이 공약한 ‘회계·기금 간 자금 전출·전입 제한’이 실제 추진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그동안 중앙정부는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계 자금을 기금에 넣거나, 반대로 기금 자금을 회계에 보내기도 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하자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과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에서 자금을 끌어오거나 다른 기금에 돈을 늦게 주는 방식으로 구멍을 줄였다.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기 위한 산재보험기금과 국민이 납부하는 청약저축 납입금 등으로 조성되는 주택도시기금에도 손을 댔다.
이 같은 운용 방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국회예정처는 “세수 결손 등 재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외평기금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이 잠식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금·회계 전용을 막고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지만, 이게 막히면 세수가 부족할 때마다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해 나라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채 이자의 재원은 국민 세금”이라며 “국민 부담을 줄이고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회계·기금 간 자금 전입·전출을 열어뒀던 것이라 이 과정이 막히면 채무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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