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내놔야 할까" 새정부 금융대책에 떠는 은행권

이창명 기자, 이병권 기자 2025. 6.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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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차주 수 및 대출잔액/그래픽=이지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은행권은 상생금융으로 인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그간 은행들이 가장 우려해온 횡재세 도입은 미뤄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약집을 통해 소상공인과 가계 금융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약속했다. 이중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대책인 '코로나 대출 종합대책'을 보면 새 정부는 채무조정부터 탕감까지 '코로나 대출'에 대한 채무부담 경감 방안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자영업자들의 대출과 연체가 늘고 있고 취약한 자영업자들의 수 또한 늘고 있어 은행들의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들의 대출은 1064조2000억원(은행대출 640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11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차주 수는 311만5000여명으로 전년대비 1만6000여명이 줄었다. 자영업자 차주당 채무 규모가 늘어난 셈이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으로 분류되는 취약 자영업자는 42만7000명(전체의 13.7%)이며 대출은 125조4000억원(전체의 11.8%)으로 파악된다. 자영업자 연체율은 1.67%로 나타났다. 취약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와 연체율을 고려할 때 은행권에선 당장 저금리 대환대출이나 만기 연장 등 이자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안이 서둘러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영업자의 회생을 돕는 새출발기금 대상자와 혜택도 확대될 전망이다. 새출발기금은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업자로 활동한(휴업·폐업 포함) 개인사업자를 위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채무원금 조정과 이자감면·채무 분할상환·추심 중단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약에는 은행법 개정을 통한 가산금리 인하 방안이 가장 주목된다. 은행이 각종 출연금 등 법적비용을 금리에 반영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는 취지다. 지난해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은행권과 소통하며 강하게 밀어붙인 만큼 은행들도 미리 대비하는 모습이다. 또 정책금융기관부터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단계적으로 면제하는 대책 또한 은행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소비자 권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 부담은 늘리는 공약들도 눈에 띈다. 금융권은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실패시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책무구조도'를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새 정부는 여기에다 징벌적 과징금 부과, 재무오류시 임원진 보수 환수를 공약했다. 금융당국 개편안에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구를 별도 설치할 가능성이 높아 은행권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보완·강화해야 한다.

다만 횡재세 도입에 대해서는 새 정부도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은행권은 안도하고 있다. 횡재세는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이익이 발생한 기업이나 은행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은행을 겨냥해 횡재세 도입 추진을 검토해왔다. 5년치 순이자수익의 120% 초과이익에 부과하는 방안으로 2018~2022년에 도입시 민간 은행권에서 약 2조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서민들의 채무부담 경감에 쓰자는 주장이었지만 은행권의 강한 반발과 논란에 휩싸이자 최종 공약에선 제외됐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각종 채무경감 대책이나 가산금리 조정은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규모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은행 입장에선 매우 부담되는 규모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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