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공의대·병원 설립, 지속 가능성 의문"

김다정 2025. 6. 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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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의료정책] <하> 핵심 공약에 우려 목소리

새롭게 출범하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할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지역·필수·공공의료 체계 강화와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 등 핵심 공약을 놓고, 의료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한계를 경고하며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간 500억원 적자 내는 성남의료원을 보라"

그 중에서도 공공의대 및 공공병원 설립 구상은 실효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정부는 공약집 등을 통해 인천, 전북, 전남 등에 공공의대 설립을 약속했지만, 의료계는 대체로 이러한 '공공' 중심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은혜 순천향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공공병원은 적자 발생 시 세금으로 보전하는 구조상 비효율성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쉽다"고 비판하며, 연간 500억 원에 이르는 성남의료원의 재정 적자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모두 건강보험 제도 하에서 환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금은 동일하다. 따라서 공공병원만이 공공의료를 전담한다는 인식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공의대 졸업생들이 주거비와 지원금 등 국가 지원을 받으며 특정 지역에 의무 복무하는 제도가 기존 해당 지역 의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오히려 기존 의사들의 지역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대만이나 일본처럼 공공의대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의무 복무 기간 종료 후 해당 지역에 남는 졸업생 비율이 매우 낮다"며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우려했다.

필수의료 붕괴 대응 방향과 관련,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필수의료 기피의 근본 원인은 낮은 수가와 법적 위험 때문"이라며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된 상황에서 비필수의료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필수의료 지원이 부족해졌다"고 진단했다.

"진료권 제도 재도입 통해 지역·응급의료 붕괴 막자"

특히 1998년 의료보험 진료권 제도 폐지 이후 지방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몰리면서 지역의료 기반이 붕괴됐고, 그 중 많은 자원이 필요한 응급의료 시스템 타격이 가장 크게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문제 해결 방안으로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시스템 개선과 함께, 지방 환자들이 1차적으로 지역에서 진료를 받아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진료권 제도 재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이렇게 해야 지역의료와 응급의료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전 고려대의료원장)는 이재명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단순히 의사 증원 숫자만 내세우던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발전한 공약"이라면서 "특히 의사 수 추계를 위한 상설기구 설립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공공의료 붕괴 문제에 대해서도 동의를 표했다. 김 명예교수는 "사립대학이나 개인병원에 기형적으로 의존하며 공공의료가 죽어가는 구조도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 수를 늘리고 줄이는 것보다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활용 같은 과제를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의료개혁"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책수립 과정에서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 집단인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의협·병협 "저수가 구조가 필수의료 지속 가능성 저해"

의료단체들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성규 대한병원협회(병협) 회장은 "지난 수년간 반복된 포퓰리즘 공약이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고 의료 공급체계를 왜곡시켰다"며 "그 결과 필수의료 붕괴, 전공의 기피, 지역의료 기반 약화라는 현실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다수 병원이 저수가 구조와 원가 이하 보상으로 적자 경영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필수의료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공공의대 신설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의료계에서는 공공의대 설립으로, 또다시 의대 정원이 늘어나 제대로 된 교육이 될 수 있을 지 의문이 크다"면서 "지방의대는 지금도 대학원생·조교·기초의학 교수 모집이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몇 개 의대를 신설한다는 것 자체, 특히 그것을 지역에 한다는 생각이 부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다정 기자 (2426w@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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