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 바란다] 광주·전남

천정인 2025. 6. 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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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훼손 책임 물어야" "국가기능 작동해야 "민생 살펴달라" 호소
의료·노동·역사·안전·청년 일자리·농민 문제도 관심 촉구
광주 집중유세에서 연설하는 이재명 (광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25.5.17 [공동 취재] hkmpooh@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김혜인 기자 =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그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국가의 기능과 역할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민주주의를 훼손한 자들의 책임을 묻되 국민의 삶과 미래를 준비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 = 전두환 계엄령으로 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은 45년 만에 또다시 계엄을 목도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다시는 불법 계엄이 일어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12·3 비상계엄에 연루된 사안을 철저히 밝혀 관련자들이 처벌받아야 한다. 더욱이 특별사면도 불가능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과거 뉘우침 없는 전두환·노태우를 특별 사면한 결과가 12·3 비상계엄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는 5·18과 같은 고통을 미래 세대가 겪지 않도록 해달라.

▲ 김유진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표 = 헌법 제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희생자들의 존엄이 지켜질 때, 유가족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단순히 참사 원인을 밝히는 것을 넘어 은폐와 방치, 책임 회피를 바로잡는 진실규명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있을 때 비로소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다. 더 이상 누군가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안전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제3자 변제 방식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는 일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지난 정부가 대법원 판결 취지를 거슬러 시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대법원에 계류 중인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강제집행 재항고 결정을 보류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철회해야 한다. 일본 기업이 손해배상 판결을 이행하지 않았으니 강제집행을 하라는 당연한 결정에 대해 지난 정부가 외교적 문제로 보류를 요청했는데 이제라도 사법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외에도 뉴라이트 사관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진 역사 연구·교육기관의 인사를 바로 잡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 전남대병원 사직 전공의(익명) = 윤석열 정권에서 과학적 근거 없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해서 큰 혼란을 야기했던 것 같다. 국민 건강에 필요한 정책이라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현장의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해 신중하게 정책을 내야 했다. 반대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큰 혼란까지는 생기진 않을 것이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전 정권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꼭 의료가 아니더라도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깊이 있는 논의를 해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들을 펼쳐주셨으면 좋겠다.

쏟아지는 서명 요청에 응하는 이재명 후보 (광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를 마친 뒤 유세장을 떠나다 한 어린이의 요청으로 자신의 저서에 서명을 해주고 있다. 2025.5.17 hkmpooh@yna.co.kr

▲ 김경민 광주 군 공항 인근 주민 = 광주 시민들은 시시때때로 울리는 도심 내 군 공항 소음 때문에 오랜 시간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다. 군 공항 이전은 지역 발전과 주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있습니다. 구민이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군 공항 이전을 지원해 주길 바란다. 군 공항 이전이 지역 균형 발전과 주민 복지 증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문병은 전남사회단체연합회 회장 =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으로 응급의료와 전문진료 모두에서 심각한 불균형을 겪고 있다.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도민들은 치료받기 위해 수십, 수백㎞를 이동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전남에 국립의대를 신설하는 것은 단순한 학교 설립이 아니라 지역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 책무다. 지역에 뿌리내린 의료인을 양성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해 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새 정부가 전남의 절박한 현실을 직시하고 국립의대 신설을 조속히 결정해 주시길 바란다.

▲ 배훈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 대표 = 내란 종식이라는 이유로 취임 초부터 살벌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정작 민생 현안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내란 종식은 법에 맞기고 대통령은 국민 통합이나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특히 대통령이 과거 복합쇼핑몰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비친 적 있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늦어지거나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주면 좋겠다.

▲ 김태진 광주청년센터 센터장 = 지역 청년들의 현안은 결국 지역 일자리 문제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지역으로 이전하려면 그만큼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한데 지금의 사회 구조로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청년 수당을 가장 먼저 도입하고 실행했던 인물이어서 기존의 틀을 깨지는 못하더라도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다뤄야 하는 파격적 정책과 더불어 지역의 자율성도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과 권한을 지원해야 한다. 지역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지역 내에서 그 특성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필요하다.

5·18 전야제 참석한 이재명 후보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하고 있다. 2025.5.17 iso64@yna.co.kr

▲ 문길주 전남노동권인센터 센터장 = 노동 현장에서는 근로기준법을 온전히 적용받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프리랜서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은 이런 분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필요에 의해 도입한 계절근로자 외국인들은 정작 노동인권 침해 등에 자주 놓이는 등 사각지대에 놓이는 사람들이 많다. 노동인권이 보장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노동자가 편견이나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 이준경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회장 = 지난 정부에서는 1년에 40만t 넘는 쌀을 수입해와서 쌀값이 폭락했다. 쌀 뿐만 아니라 농산물이 흉년이 들면 수입해서 시장에 풀고, 풍년이 들면 방치해서 농민들이 크게 힘든 시절을 겪었다. 농업은 농민들의 생업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의 식량안보와도 연관이 있다. 농사할 농민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처럼 농민들의 수익을 일정 부분 보장해주는 국가책임 농정이 펼쳐져야 한다. 또 지난 정부에서 4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재개정 등 막혀있는 현안들에 신경을 써야 한다.

▲ 김용목 광주 양동시장 상인회 회장 =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며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크게 약화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옛것을 지키고 전통을 되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새롭게 들어서는 복합쇼핑몰과 견줄 수 있도록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련 정책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 어르신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도 양동시장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현장의 상인들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정부가 돼 주길 바란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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