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에서 변방사또 거친 이재명…국민 머슴 됐다
성남시장·경기지사 역임…대선주자 급부상
'사법리스크' 위기 극복하며 대통령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선거이기에 신임 대통령이 된 이 후보는 인수위원회 없이 곧장 대통령 업무를 시작한다. '소년공'에서 시작한 그가 '국민 머슴'이 됐다.
이 당선인은 1964년 경북 안동의 한 집안에서 5남 4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환경 탓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3살부터 6년 간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는데, 당시 법적으로 취업이 불가능한 나이여서 동네 형의 이름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이 당선인 지문과 후각을 상당 부분 잃었다. 또 스키장갑 등을 만드는 공장에 취업한 이 당선인은 프레스기에 왼팔 손목 관절을 눌렸고 1986년 산업재해로 인한 지체장애 6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열악한 삶을 이어온 이 당선인은 공장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합격했으며 1986년 중앙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법대 진학 후 만 23세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는 사법연수원(18기)에 들어갔다. 판검사 임용을 앞두고 갈등을 거듭한 이 당선인은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의를 듣고 그의 철학에 매료돼 노동인권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1989년 성남에서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한 그는 서울 도시 정비사업에 의해 쫓겨 온 철거민을 비롯해 새로 생긴 공단 일자리를 찾아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곤궁한 처지의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렇게 '소년공 이재명'들을 도와가던 이 당선인은 1995년 성남시민모임 창립 구성원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 그는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2006년 성남시장과 제18대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결국 2010년 51.2%의 득표율로 민선 5기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본격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 무상복지 정책 등을 추진하며 이 후보만의 추진력을 시민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출신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경기지사로 재임하면서 도내 계곡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을 강제 철거한 것이 주된 성과로 인정받았다. 대선주자로 등극한 그는 2021년 7월 1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하지만 지난 2022년 3월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0.73%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이후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원내에 입성했다. 같은 해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77.77%를 득표하며 민주당의 제6대 당대표로 선출됐고, 재선에 성공 후 총선 압승, 당대표직 연임까지 하게 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와 경선을 펼쳐 약 90%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의 후보로 선출됐다. 이 당선인은 유세 기간 동안 자신이 높은 지지를 받는 이유가 "민주당을 통합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된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탄탄대로만 있지는 않았다. 이 당선인의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때도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부당이득 사건', '위증교사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대북송금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등 많은 재판을 받았다. 이 사법리스크는 그가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으며 여기서 그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공직선거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를 우려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당선인의 '비호감도'도 앞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본인의 사법리스크에 더해 가족까지 범죄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 모두의 마음을 얻기는 쉽지 않아서다.
정치 테러도 자행됐다. 지난해 1월 그는 부산에서 목을 칼에 찔려 부산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이 당선인 가족들의 의사 등에 따라 후송된 서울대병원에서 2시간 가량 긴급 수술을 받았다. 이번 대선 기간에 이 신임 대통령은 방탄유리 안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방탄 유리막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용산역 유세 현장부터다. 해당 방탄유리는 민주당이 직접 주문 제작한 것으로 가격은 수천만원대로 알려졌다.
한편 이 당선인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식과 마찬가지로 국회 로텐더홀에서 간단한 취임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식보다는 취임 선서식으로 최대한 짧은 시간에 간단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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