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의 맛과 섬] [243] 강릉 부새우탕
여행에서 낯선 사람과 풍경을 친숙함으로 이어주는 것이 음식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음식은 장소로 기억되고 익숙함으로 이어진다. 이번 단오에 맞춰 찾아간 강릉 중앙시장에서 만난 부새우나 메밀전이나 수리취떡이 그랬다. 특히 시장 입구에서 몽글몽글 피어나는 국인지 찌개인지를 사가는 장년의 사내를 보면서 음식에 호기심이 일었다. 저 나이의 남자가 지갑을 열어 무엇을 사는 것일까. 낯선 이방인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살펴보게 한 음식은 부새우였다.


부새우는 절지동물로 난바다곤쟁이목에 속하는 갑각류다. 주민은 새우라고 부르지만, 새우와 다른 종이다. 서해안에서도 곤쟁이라고 부르는 아주 작은 새우가 있다. 강릉이나 양양에서는 물 위에 떠다니는 새우라고 해서 부새우로 불린다. 큰 무리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보통 5월과 6월 사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최근에도 강릉 소돌, 양양 동호 해안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1970년대에는 경포호나 향호 등 석호에서는 부새우를 뜰채로 떠서 행상으로 생계를 잇기도 했다. 이번에 강릉 중앙시장에는 두 분이 작은 화덕을 놓고 뭉근하게 끓인 부새우를 판다.

강릉 주민들은 단오 무렵이면 시장을 기웃거리며 부새우가 나왔나 하고 살핀다. 부새우가 보이면 단오가 가까웠다고 느끼기도 한다. 목포, 신안, 영광, 서산, 인천 등 서해에서는 곤쟁이를 젓으로 먹지만, 강릉이나 양양에서는 소금과 물을 넣고 대파와 청양고추를 더해 은근한 불에 끓여서 국처럼 반찬처럼 먹는다. 이렇게 조리한 부새우를 따뜻한 밥에 올려 비벼 먹으면 한 공기가 금방 사라진다. 밥을 먹기 위해서 부새우를 먹기보다는 부새우를 맛보기 위해서 밥을 더 먹는다. 정말 밥도둑이다.
곤쟁이류는 고래류나 펭귄을 포함한 남극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먹이라고 한다. 바닷물을 흡입해 많은 수염으로 크릴을 걸러 먹는 흰수염고래는 하루에 수백만 마리의 곤쟁이를 먹는다고 한다.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지역 석호나 기수역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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