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기 불황에 가성비 추구 ‘듀프 소비’ 뜬다
소비 구조조정에 나선 사람들… 명품 대신 품질 좋은 듀프 찾아
다이소 화장품-유니클로 가방
자신만의 우선순위 찾아 지출
불황기 소비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불필요한 소비 지출은 줄이고 저렴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거품을 줄인 ‘합리적 소비’가 일상화된다.

2025년 현재, 소비자들은 또 한번 불황의 파고를 마주하고 있다. 지금의 불황은 2008년과 무엇이 같고 다를까? 소비자는 어떤 태도로 이 어려움을 타개하려 할까? 이번 불황에서 주목할 키워드는 ‘소비 구조조정’이다. “그동안 누려온 삶의 수준을 불황기에도 동일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소비자들이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소비 구조조정이다.
소비 구조조정은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첫째, 소비를 줄일 영역과 유지할 영역을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이는 경제학의 ‘톱니바퀴 효과(ratchet effect)’와 관련이 깊다. 사람들은 소득이 줄어도 이전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려 노력하다가, 도저히 불가능한 시점이 되면 그제야 소비를 급격히 줄인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계단식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월 1일 발간한 ‘세대별 소비 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보건(2.6%포인트), 오락·문화(2.4%포인트), 음식·숙박(0.7%포인트) 분야 소비는 늘었다. 반면 식료품·음료(―2.3%포인트), 의류·신발(―1.6%포인트), 교육(―0.9%포인트) 등 전통적인 생필품 소비는 줄어들었다. 경제가 어려워도 건강과 여가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둘째, 한 카테고리 안에서도 고가와 저가를 적절히 섞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한다. 모든 화장품을 백화점 브랜드로 사용하던 소비자가 스킨케어는 합리적 가격 제품으로 바꾸더라도, 에센스만큼은 백화점 브랜드를 고수하는 식이다. 생수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구입하되, 좋아하는 간식은 비싼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부상하는 현상이 바로 ‘듀프 소비’다. 듀프(Dupe)란 ‘Duplicate(복제하다)’에서 유래한 용어로,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디자인이나 기능이 비슷한 합법적 제품을 의미한다. ‘포터맛 유니클로’, ‘르메르맛 자라’처럼 고가 브랜드를 꼭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상품에서는 품질 좋은 듀프를 찾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황기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무작정 모든 것을 줄이는 대신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정해 똑똑하게 소비하고 있다. 이제 기업들도 “소비자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는 바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미영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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