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사람들은 누구…성남·경기 라인부터 외부 영입 인사까지

엄지원 기자 2025. 6. 4.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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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당선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 넓고 깊어졌다. 한때 스스로를 ‘변방 사또’로 칭했던 이재명 대통령 당선자 곁에는 이제 개혁적 진보 인사부터 경계를 넘은 보수 원로까지 두루 어깨를 겯고 서 있다. 2017년 19대 대선에 도전할 때 그는 현역 국회의원 5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8년 만에 171석 더불어민주당에선 ‘친이재명계’가 아닌 의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보수까지 확장한 선대위

이 당선자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보수 인사들과 폭넓게 손을 잡았다. 12·3 내란사태로 보수 진영이 갈라진 틈을 노려 외연을 확장하고 국민의힘을 소수화하려는 전략이었다. 보수 진영에서 ‘빨갱이’, ‘좌파’라고 딱지를 붙여온 이 당선자는 보수 인사들을 적극 영입하며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 보수의 전략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처장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한 게 신호탄이었다. 이후 경북 칠곡에서 3선을 지낸 이인기 전 의원과 경북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 등 보수정당 인사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외골수’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인사들 역시 선대위에 합류해 이 당선자를 도왔다. 정치권의 영입 제의를 한사코 고사해온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선거 기간 내내 본업인 강의와 선거운동을 병행하며 대중에게 ‘이재명 지지’를 호소했다.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전 장관도 선대위에 합류해 이 당선자 지지의 저변을 넓혔다.

‘성남·경기 라인’…대통령실 이끌 참모 그룹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4일 곧바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이 당선자의 대통령실 진용은 그가 경기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할 때 손발을 맞춘 실무진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경기 그룹’이라고 알려진 이 당선자의 핵심 참모들은 민주당 대표 시절 이 당선자를 향한 안팎의 공세 탓에 철저히 수면 아래서 그림자처럼 움직여왔다. 이 당선자는 10년 이상 동고동락해온 성남·경기 그룹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정책통’ 역할을 했던 정진상 전 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은 이 당선자가 “정치적 동지”로 꼽는 최측근이지만,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당장 전면에 나서긴 어려워 보인다. 그와 함께 성남에서부터 이 당선자를 도왔던 김남준 전 정무조정부실장, 김현지 보좌관, 김락중 전 경기도 정책보좌관, 김용채 선임비서관 등이 당장 대통령실 살림을 맡을 전망이다. 이 당선자의 또 다른 복심으로 꼽히는 강위원 전 경기농수산진흥원장도 그간 외곽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이끌며 후방 지원을 해온 만큼 새 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이 당선자가 민주당 대표를 지내는 동안 공천받은 경기도 출신 의원들도 주목된다. 윤종군(경기도 정무수석비서관)·모경종(전 경기도 청년비서관)·이재강(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안태준(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 의원이 이 당선자가 경기지사를 지낼 때 손발을 맞춘 이들이다.

이재명 정부와 동행할 171석 여당

성남·경기 그룹이 이 당선자의 국정 과제를 수행할 손발이라면, 171석 민주당은 그의 국정철학과 동행할 우군이다. 이 당선자가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원내에 입성한 의원들 가운데 현재 ‘반명계’를 자처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당선자가 당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집권 여당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특히 ‘원조 친명계’로 꼽히는 정성호·김영진·문진석 의원 등 옛 7인회 멤버들은 이 당선자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사법연수원 시절 노동법학회에서 인연을 맺은 정 의원과 중앙대 후배인 김 의원은 19~21대 대선에서 내리 이 당선자를 도왔다. 이 당선자가 성남시장을 지낸 시절부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를 통해 가까이 지낸 김우영(전 서울 은평구청장)·황명선(전 논산시장)·민형배(전 광주 광산구청장) 의원 등은 단체장 특유의 정치 스타일을 공유하는 가치집단에 가깝다.

이재명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

20대 대선 캠프와 이후 ‘이재명 지도부’를 통해 새롭게 떠오른 인사들도 있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 박찬대 원내대표,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번 대선에 이르는 동안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 당선자와 소통해온 이들이다. 정책위의장을 연임한 진성준 의원, 비서실장에 이어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천준호 의원, 수석대변인에 이어 비서실장을 맡은 이해식 의원, 수석대변인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박성준 의원도 1~2기 이재명 지도부에서 이 당선자와 긴밀히 호흡을 맞췄다.

경선 캠프에 이어 본선에서도 큰 잡음 없이 선거를 이끌어온 범친명계도 새 정부나 집권 여당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찬계로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은 윤호중 의원, 계파색이 옅은 강훈식 종합상황실장 등이다. 중앙대 동문 인맥으론 문진석·김영진 의원 외에 이연희·정을호·김준혁 의원 등도 있다.

이재명을 만든 전문가 그룹

토론을 즐기는 이 당선자는 정책 설계를 할 때도 공격수와 수비수, 성장론자와 분배론자를 경쟁시켜 의견을 듣고, 그 결과물을 종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약 설계의 핵심인 경제 영역에선 20대 대선부터 이 당선자의 경제 책사를 맡아온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성장론자에 가깝고,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분배론자다. 외교·안보 영역에서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김현종 외교·안보 특보, 위성락 의원, 조현 전 외교부 차관 등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전문가들의 조언을 두루 들어왔다.

이 당선자의 정책 좌장인 이한주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하던 시절 만나 경기연구원장과 민주연구원장을 지내며 손발을 맞췄다. 이 본부장과 이 당선자는 사실상 동지에 가까운 사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 본부장은 이 당선자의 정치 여정 내내 학자 그룹과 정치인 이재명의 연결고리 구실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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