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패권경쟁에 한반도 안보지형 복잡… ‘실용외교’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 당선]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등 부상
韓·美 동맹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자립적 방위력 구축 필요성 대두
對中·對日 관계 설정 변화 주목
북·러 밀착 심화 등 걸림돌 전망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 앞에 놓인 한국의 외교안보 지형은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이 당선인이 앞세운 ‘실용외교’ 노선이 가져올 변화에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 동맹은 더 이상 예전 같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 됐다.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세계 정세에 개입을 자제하기 시작한 미국의 변화 등은 한국에도 그에 따른 적응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도 미국 의존적 형태에서 자립성 있는 구조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관세협상과 방위비 인상이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 협력,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등 그간 거론돼 온 한국에 대한 기대가 한꺼번에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제주포럼에서 “역대 정부를 보면 임기 초반에 오는 위기가 5년 내내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며 “인수위원회가 없어 시행착오를 거칠 여유도 없는 신정부는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이나 미국의 우선순위 등에 대해 빠르게 전략적 입장을 정하고, 위기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실용외교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다. 이 당선인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지속해 나간다”는 것을 한·중 관계 공약으로 설정한 바 있다. 관건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치기 바라는 중국 정부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있다.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은 제주포럼에서 “중국에 대한 실용적 접근을 통해 선린 우호 관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한·중 관계를 미·중 관계 프리즘으로 보려는 중국의 시각을 변화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외교 측면에서는 지나치게 대두된 국내 반중 감정 완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과는 윤석열정부에서 진전된 양국 관계를 어떤 식으로 재설정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이른바 ‘제3자 해법’ 등 일방적인 양보가 많았다는 지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한·미·일 안보 협력의 향방을 두고도 관심이 크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일·한(한·일) 협력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러 밀착 심화는 새 정부의 북한 관련 정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북한과 단계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를 추진하며 평화체제에 진전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남북 간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개선을 이끌어낼지, 북·미 대화 추진 시 한국이 얼마나 주도권을 가져올지 등이 관심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극동문제연구소)는 “북한 입장에서는 어차피 새 정부가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고, 자율적으로 남북 관계에서 인도적 지원 등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볼 것이라 (한국과의 대화는) 실익이 없다”며 “북한이 군사·정치·경제·외교적으로 러시아로부터 받는 이익이 너무 큰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정지혜 기자, 워싱턴·도쿄·베이징=홍주형·유태영·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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