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계엄 극복’…“내란 세력 청산” 외친 이재명 택했다

박광연 기자 2025. 6. 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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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인 ‘승리 요인’은
‘당선 확실’ 소식에 환호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방송예측시스템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파면에 조기 대선
‘헌정수호 vs 내란’ 규정
대선 기간 내내 “진상규명”
‘심판’ 최우선 과제로 강조
김문수, ‘윤과 절연’ 안 해
이재명에 유리하게 작용
윤 정부 국정 전반 심판론
‘중도보수 지향’도 먹힌 듯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의 6·3 대선 승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사태에 대한 민의의 심판으로 평가된다. 주권자들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운 이 당선인을 헌정질서를 다시 세울 국정 대리인으로 택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단호하게 절연하지 않은 점도 이 당선인의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이 당선인은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열린 21대 대선을 ‘헌정 수호 세력 대 내란 세력’ 구도로 규정하고 불법계엄 심판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왔다. 지난 6개월간 불법계엄 사태 극복을 요구해 온 민심은 야당 대표로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을 주도했던 이 당선인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불법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를 밝혔다. 이 당선인은 불법계엄 연루자 처벌에 대해 “그건 정치 보복이 아니다”라며 특별검사를 통한 철저한 수사를 예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두고는 “외환죄를 반드시 수사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가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하지 못한 것은 이 당선인이 불법계엄 심판 표심을 흡수한 요인이 됐다. 윤석열 정부 마지막 고용노동부 장관인 김 후보는 대선 막판에 가서야 불법계엄에 사과했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던 것에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 지지 메시지를 지속해서 냈다. 이 당선인은 “윤석열의 아바타 김 후보가 승리하면 내란 수괴 윤석열이 상왕이 돼 다시 나타날 것”이라며 정권심판 정서에 호소했다.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심판론도 승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윤석열 정부를 “역대 최악의 경제 무능 정권” “입으로만 안보를 떠들고 평화를 해친 정권”이라 비판하며 심판론 정서를 파고들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등도 윤석열 정부 심판을 바라는 민심을 강화했다.

이 당선인의 중도보수 지향 전략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 당선인은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의 이념 지형을 중도보수, 국민의힘을 극우로 규정하며 중도층과 일부 보수 표심을 공략했다. 기본소득 등 대표적 정책을 뒤로 미루고 경제 성장을 강조했다. 불평등 극복 등 진보적 의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에 이 당선인은 경기·내수 침체 해소 등 현실론을 앞세웠다. 이 당선인은 “경제에 이념과 사상이 무슨 필요가 있나”라며 “필요하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도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기조로 삼았다.

이 당선인이 ‘국민통합’을 강조한 점은 불법계엄 후 극심한 분열을 겪은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당선인은 대통령을 “대통합의 우두머리”로 칭하며 국민통합이 “대통령의 제1 사명”이라고 공언했다. 대선 기간 내내 “정치 보복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 이름으로 ‘국민주권 정부’와 ‘국민통합 정부’를 내걸며 민주주의 회복과 분열 극복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했다.

‘준비된 유능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민생 회복을 바라는 표심을 파고든 전략도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당선인은 “성남시, 경기도, 민주당을 바꾼 것처럼 대한민국을 이전과 확실히 다른 새로운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반이재명’을 강조하며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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