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내려진 순간 대선 결과 정해졌다”… 이재명 승리 요인 분석 [6·3 대선]
민주 ‘국힘을 내란동조세력’으로 낙인
국힘 김문수, 尹 출당·탄핵 찬성 거부
민주 판 짠 ‘심판 프레임’ 효과 더해
李 중도보수 선언에 외연 확장도 성과
국힘 대선 경선 과정 후보 교체 사태
당내 안팎 여진, 본선 제대로 못 싸워
尹 대외 활동도 표심 부정적 영향 줘
“12월3일 ‘비상계엄’이 내려진 순간부터 대선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만든 일등공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시·사변도 아닌 상황 속 법적 절차까지 무시된 불법 계엄에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내수까지 침체해 국민의 분노가 향할 곳은 명확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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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와 침울 사이 3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12.4%포인트 앞서는 제21대 대통령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양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왼쪽 사진). 앞줄 왼쪽부터 윤여준·박찬대·정은경 선대위원장. 국민의힘의 관계자들은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오른쪽 사진). 앞줄 왼쪽부터 안철수·김용태·나경원 선대위원장. 허정호 선임기자, 이재문 기자 |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 구도는 민주당은 ‘내란심판’, 국민의힘은 그냥 ‘이재명 나빠요’였다”며 “김문수는 윤 전 대통령 시절 장관을 한 인물이며 그를 옹호했고, 그 사람 자체가 부정선거론자로 내란심판 구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잊힐 만하면 튀어나오는 윤 전 대통령 소식도 내란심판 여론에 불을 지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 결정 뒤에도 전광훈 집회 등에서 수차례 극우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냈을 뿐 아니라 지난달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펴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는 등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본투표 날에는 부인 김건희씨와 함께 투표에 참여해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지만 오히려 역효과였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 전 대통령 출당 조치를 사실상 거부하며 극우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 김문수 후보의 행보는 민주당의 ‘내란세력 심판’ 프레임에 힘을 실어줬다는 지적이다. 최창렬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는 경선 선택지 중 최약체 후보였으며 경선 과정에서 내란 프레임을 벗어나려는 노력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무소속 예비후보였던 한 전 총리는 당일 새벽 입당과 후보 등록을 진행했지만, 전 당원 투표가 부결되며 결국 김 후보로 대선을 치르게 됐다. 단일화 압박 과정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식을 불사했고, 김 후보는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후보 교체가 실패하면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했지만, 이를 둘러싼 당 안팎의 여진은 계속됐다.
당초 국민의힘이 대선이 아닌 차기 당권을 노린 당내 권력 투쟁에만 골몰했다는 지적도 있다. 여당이던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 속에서 본투표 하루 전날까지 탄핵 찬반을 두고 ‘집안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하고, 권 위원장 후임인 ‘90년대생’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 “탄핵 반대 당론을 채택했던 것은 무효화해야 한다”고까지 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집토끼’와 ‘산토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일찌감치 이 당선인 중심으로 뭉쳐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 확장에 나섰던 민주당과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새벽의 후보 교체 사태는) 법적으로도 안 맞고, 당원들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그 결과 실망감과 당내 분열이 커져 투표 참여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평론가는 “경선에서 당원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투표를) 한 것부터가 대선 승리보다 당권 유지를 우선시했단 증거”라고 지적했다.
채명준·유지혜·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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