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있다, 전국에 잇다]고성의 친환경농업

이웅재 2025. 6. 4.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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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환경농업’ 일군 고성군, 미래 농업의 길 연다
기후위기, 쌀 가격 불안정, 국제 통상 갈등 속에서 우리 농업이 살아남을 길은 어디에 있을까. 공룡의 도시로 알려진 고성군은 그 해답을 '친환경 농업'에서 찾고 있다.

산과 바다, 맑은 물이 함께 어우러진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순환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통해 이제는 전국이 주목하는 친환경 농업의 중심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생명환경농업 선언, 정책 전환의 출발점

지금 우리 농업은 농산물 시장의 개방과 고령화 추세로 갈수록 어려워져 가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지역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고성군은 지난 2008년 '생명환경농업 선포의 해'로 정하고 지금까지 미래 역점 사업으로 친환경농업을 적극 추진해 오고 있다.

고성군은 전통적인 농업지역에 속하는 곳이지만, 그전까지 참다래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농산품목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런 지역 농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역 특화 브랜드 육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역에서 대두됐다. 그 대안으로 고성군이 보유한 청정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농업 분야의 적극적인 확대와 육성이 해결 방안으로 떠올랐다.

고성군 친환경농업의 최초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생명환경농업'은 영농의 전 과정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천연자재를 농업인이 직접 제조할 뿐 아니라, 사용하는 기술, 시용량 등도 농업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적용하는 농업인이 농업의 주체가 되는 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노령화와 농업인구의 감소 등으로 농가 차원에서 친환경 농업을 추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고성군은 적극적인 예산지원과 관리를 통해 효율적으로 친환경농업을 관리하면서 농가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개천면 친환경농업 벼 파종 현장 모습.
지난 4월 29일 개천면 친환경농업 벼 파종 현장.

◇친환경 쌀 재배 급증…참여 농가·단지 수 지속 확대

생명환경농업으로 시작한 고성군 친환경농업은 매년 계속 성장을 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 벼를 비롯해 40여 품목의 친환경농산물을 육성하고 있다. 벼 재배면적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08년에는 단지 수 16개, 295농가가 163㏊를 운영했으나, 2025년에는 28개단지, 448농가가 참여하면서 383㏊로 크게 확대됐다. 면적으로 보면 2008년 대비 2.3배 늘어난 셈이다. 친환경농업 벼 재배단지는 전체 면적에 대해 무농약 이상의 친환경인증을 받았으며 유기농 인증면적은 2008년 6.4㏊에서 2025년 338㏊로 크게 증가했다.

친환경농업으로 생산한 고성군의 농산물은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점차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다. 친환경농업 벼 재배단지에서 생산된 쌀은 학교 급식, 고성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인 '공룡나라 쇼핑몰', 각종 마트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그 성과는 연이은 수상으로도 확인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경남도 친환경 생태농업 육성 최우수기관에 선정됐고, 2024년에는 경남도 친환경농업 우수 시·군 부문 최우수상과 친환경 생태농업대상(단체) 을 수상했다.

또한 대표 친환경쌀인 '생명환경 쌀'이 경남도 5대 우수 브랜드 쌀 평가에서 우수 브랜드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열린 세계 농수산업기술상에서 협동영농 부문에서 대상과 특별상을 수상하며 그 명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10월 10일 영현면 친환경 농업단지 모습.

◇생태계 회복과 농가 소득 안정

친환경농업은 제초제,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관행농업으로 훼손됐던 토양과 자연생태계가 점차 회복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예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긴꼬리투구새우와 풍년새우 등이 다수 서식하는 것은 생태계 회복의 뚜렷한 증거다.

이상근 군수는 "친환경농업은 흙을 살리고, 물을 살리며, 환경을 살린다"며 "기후 위기의 책임이 농업 분야에도 있다면 농업도 움직여야 한다. 무농약과 유기농 등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개인이 기후 위기에 동참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벼 재배단지에서 생산한 벼의 농가 수취가격은 관행 벼의 공공비축미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친환경농법의 특징인 포트식 점파육모 방식은 종자 및 상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경영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고성군 친환경농업은 우선 지력증진과 소득증진을 위해 휴경기에 우리밀을 재배하는 단지도 있다. 또한 앝게 갈기 등 최소경운을 원칙으로 하며 특히 주목할 부분은 포트식 점파육묘를 한다는 점이다.

포트식 점파육묘는 묘대 기간이 길어서 충분한 영양생장 기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앙시 뿌리 잘림이 없어 활착이 빠르고 근권부가 깊고 넓게 퍼지는 장점이 있다.

이앙은 다주 밀식을 하지 않고 소주소식(1모작: 45~50주/3.3㎡, 2모작: 50~55주/3.3㎡)을 해 수광 태세를 양호하게 하고 공기의 유통을 원활하게 해 우수한 생육을 도모한다.

작년 관행농업에서는 벼멸구 피해가 심했지만 고성군 친환경농업단지에서는 벼멸구 피해가 거의 없어 고성군에서 시행하는 친환경농업이 병해충에 얼마나 강한지 본보기가 됐다.

이처럼 고성군은 친환경농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매입, 보관, 가공시설, 판매 등 일련의 유통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산물벼 보관은 5개 첨단 저온보관시설에서 하고 있으며 매입, 가공, 판매는 친환경 쌀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특정 지역농협이 전담하고 있다.

이들 농협은 전문 인력과 GAP인증을 획득한 첨단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안전한 고품질 쌀 가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시장에서 판매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성군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확대에 필요한 지원책을 계속해서 수립하고 있다.

이 군수는 "관행농업을 실천하는 농민들은 힘들더라도 친환경농업을,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민들은 탄소를 더 격리할 수 있는 농업 실천이 필요하다"면서 "고성군은 단순한 저탄소 농업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환경 재생형 미래농업을 준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웅재기자

 

지난 4월 29일 개천면 친환경농업 벼 파종현장.
 
고성군 모내기 현장에서 직접 이앙기를 몰아보고 있는 이상근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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