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삼수에 사법리스크·피습까지…대권 거머쥔 이재명의 험난했던 정치 역정

4일 개표가 진행 중인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년 정치 인생에서 마주한 고비를 숱하게 넘기며 ‘삼수’ 끝에 대권을 잡았다.
경기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시민·인권 운동에 투신했던 이 후보는, 2005년 8월 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처음 도전한 2006년 성남시장 선거와 2008년 총선에서는 내리 고배를 마셨다. 2010년 성남시장에 다시 도전해 당선한 뒤 2014년 재선까지 성공했다.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운용 방식에 반기를 들어 단식 농성을 한 이 후보는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올라갔다. 민주당 내에서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처음 도전한 것은 2017년 제19대 대선 때였다. 당시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맞섰다. 당시 3등에 머무르긴 했지만 안 전 지사와 거의 비등한 성적을 거두는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했다.
민주·진보 진영에서 16년 만에 경기지사를 배출한 사례였던 만큼, 당 안팎에서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커졌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때에 이어 경기지사 시절에도 선명한 정책과 추진력으로 도정을 이끌었다.
그러나 경기지사 때부터 본격적으로 고비가 시작됐다. 경기지사 시절 ‘친형 강제 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9년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곧바로 정치적 생명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이듬해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과 최종 무죄 확정으로 기사회생했다.
민주당 내에서 대권 주자군으로 꼽힌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비위와 극단적 선택으로 퇴장한 시점과 맞물려, 무죄가 확정된 이 후보는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와 접전 끝에 승리해 2022년 제20대 대선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경선에서 불거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대선 본선까지 휩쓸면서 발목을 잡았다. 결국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역대 최소 득표율 격차인 0.73%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낙선 이후 이 후보는 곧바로 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대선 3개월여 후 치러진 지방선거를 지휘했다. 자신은 지방선거와 함께 열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낙연 후보와의 경선 후유증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심했던 데다, 지방선거 패배 여파로 연일 당은 뒤숭숭했다. 2023년 2월 검찰이 대장동 사건으로 이 후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월 27일 치러진 표결에서 1차 체포 동의안은 부결됐다.
이 후보는 같은 해 8월 당 대표에 취임했는데, 이때부터 윤석열 정부와 갈등 및 정치적 부침은 더 심해졌다. 그는 2023년 8월 “무능하고 폭력적인 정권에 맞서겠다”며 단식 투쟁에 나섰다.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방탄용 단식이라는 반대 진영의 공세도 이어졌다.
검찰은 이 후보에 대해 같은 해 두 번째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헌정사상 최초로 제1 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였다. 이 후보는 9월 23일 본회의에서 열린 2차 표결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며 구속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며칠 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다시 돌아왔다.
그는 생명에 위협을 받기까지 했다. 지난해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중 목에 칼을 찔리는 습격을 당한 것이다. 혈관 수술까지 받은 이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오히려 공고해졌다. 3개월여 뒤인 4월에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내 과반인 171석을 차지하고 압승하면서 이 후보는 대선 주자로서의 지위도 확고하게 다졌다.
넉 달 후인 8월 이 후보는 당 대표 연임에 성공했고, 원내 최다 의석을 보유한 거대 정당인 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 체제도 더욱 탄탄해졌다.
민주당을 포함해 당시의 범야권 정당 의석수가 192석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법안 처리 등 국회 운영을 민주당이 주도했다. 이로 인해 ‘거야 독주’라는 비판도 적지 않게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정권 교체의 신호탄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이 “거대 야당의 폭주에 대한 경고성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윤 전 대통령은 탄핵당했다.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조기 대선 국면을 맞자 이 후보는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같은 달 27일 90% 가까운 득표율로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는 공직선거법 사건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둔 5월 1일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전원합의체를 통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며 사법 리스크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사법부의 정치개입”이라는 논란이 커지자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와 대장동·백현동 사건 재판부는 이 후보 사건 공판 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뤘고, 이후 이 후보는 대세론을 굳히며 대권을 거머쥐게 됐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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