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성 한계 드러낸 이준석... 보수 대안 리더십 경쟁도 타격 불가피
국힘 개혁 드라이브 걸면 설 자리 축소
민주당 선거법 고발·제명 요구 등 리스크
국힘, 자중지란 빠지면 기회 올 수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4일 오전 2시 기준 개표가 88.81% 진행된 가운데, 7.8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개혁신당에서 목표로 삼은 득표율(15% 이상)에는 절반밖에 미치지 못한다. 이로써 6·3 대선을 완주하면서 보수 재편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이 후보의 구상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거 막판 잇단 설화의 여파로 오히려 확장성이 크게 축소됐다는 평가다. 보수진영 주도권은커녕 거대 양당의 행보에 이 후보의 정치적 미래가 좌우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일단 이준석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 '삼대남(30대 남성)'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에는 성공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37.2%가 이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상돼 이재명 당선인(24.0%)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6.9%)를 제쳤다. 30대 남성층에서도 25.8%로 적지 않은 득표가 예상됐다. 다만 20대, 30대 여성은 각각 10.3%, 9.3%로 저조했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성별을 막론하고 5% 내외로 조사돼 확장성의 한계는 명확했다.
보수 재편 주도권 바람도 멀어지게 됐다. 국민의힘이 대선 이후 내부 혁신 드라이브를 건다면, 이 후보의 설 자리는 사라진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중단 없이 반성하는 보수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한 대로 과거 단절과 혁신이 이뤄진다면 이 후보가 외치는 '새로운 정치'가 빛을 보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조만간 다음 보수 지도자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이 과정에서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혁신을 내세우는 이준석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내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를 거부한 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에선 본투표일 직전까지도 '이재명 독재 저지'를 내세우며 단일화를 요구해 왔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무산 책임론에서 벗어난 반면, 이 후보는 보수진영 패배의 책임을 온전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더 나아가 국민의힘에 '내란' 프레임을 씌우면서 보수진영 유권자들의 비호감만 강화돼 자칫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우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도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는 대선기간 내내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을 호텔경제론, 사법리스크 등으로 줄기차게 공격했다. 선거 후반엔 이재명 당선인의 아들 관련 의혹까지 소환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민주당에선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제명 요구까지 나왔다.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서 이 후보는 정치·형사리스크를 모두 떠안게 될 가능성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 당선인이 (아들 관련 발언에 대해) 사법 제재를 언급하면서 민주당 공세가 심화될 수 있다"며 "이준석 후보는 굉장히 험난한 정치적 여정을 걷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당권 경쟁을 하며 자중지란에 빠지면 이 후보가 반사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이번 대선이 12·3 불법 계엄에서 출발한 만큼 보수진영 내에서도 계엄 반대, 탄핵 찬성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이 탄핵 찬성파인데 한 전 대표는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고, 안 의원은 당내 뿌리가 약하다"며 "이준석 후보는 당대표를 지낸 데다 보수정당의 밑바닥부터 시작해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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