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민심, 투표장으로 쏟아졌다… 투표율 79.4%, 1997년 이후 최고

박세인 2025. 6. 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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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울 투표율도 80%대, 이례적
부산 투표율 75.3%→78.4%, 가장 큰 폭↑
사전투표 낮았던 영남, 본투표 결집
서울시내 투표율, 자치구별 편차
지난 대선 '서울 1위' 서초 투표율, 6위로 밀려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중학교에 마련된 여의동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뉴시스

12·3 불법 계엄을 향한 심판론과 정권교체를 향한 열망이 투표율로 치솟았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79.4%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28년 만의 최고치다. 정치권에선 "투표하러 나올 사람은 다 나왔다"는 말이 나왔다.

17개 시도 중 지난 대선과 비교해 투표율이 오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 사전투표부터 결집한 호남은 물론 '보수의 심장' 대구와 서울 투표율이 이례적으로 80%를 넘으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이번 대선은 보궐선거인 점을 고려해 오후 8시까지 투표가 가능했는데, 오후 6시 이후 투표율만 3%포인트(76.4%→79.4%) 오를 정도로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과 공무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은 세종의 투표율이 높았다. 광주 투표율이 83.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남(83.6%), 세종(83.1%), 전북(82.5%)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지난 대선 당시에도 투표율 1~4위를 차지했던 곳이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도 가장 높았다.

반면 충청권 투표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았다. 충남 투표율이 76.0%로 제주(74.6%)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충북(77.3%), 대전(78.7%) 투표율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충청권은 지난 대선 당시 충남에 연고가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출마에도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곳이다.

21대 대통령 시간대별 투표율. 신동준 기자

보수 확장-결집 맞물린 영남, '본투표' 몰렸다

영남권 역시 투표율이 상승했다. 외연 확장에 나선 이재명 후보와 텃밭을 지키려는 김문수 후보가 격돌하면서 표심 경쟁이 치열했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부산 투표율은 지난 대선(75.3%)보다 3.1%포인트 높아진 78.4%를 기록했는데,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대구는 직선제 첫 대선인 1987년(89.9%) 이후 처음으로 80%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25.6%로 저조했던 대구도 본투표에서 결집했다. 최종 투표율을 고려하면 대구 유권자의 54.6%가 이날 투표를 한 것이다. 이날 최종 투표율에서 사전투표율을 뺀 본투표율은 대구에 이어 울산(48.1%), 부산(48.0%), 경북(47.4%), 경남(46.8%) 순으로 높았다. 모두 영남권이다.

21대 대통령 지역별 투표율. 신동준 기자

서울도 80%대 투표율… 강남·서초 '보수'는 실망

서울 투표율도 80%를 넘었다. 1997년 대선(80.5%) 이후 처음이다. 다만 구별로 투표율 증가 폭 편차가 크다. 전 지역에서 투표율이 증가했지만, 강남구와 서초구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의 투표율 상승폭은 줄었다. 불법 계엄에 실망한 합리적 보수층이 아예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과 비교해 서초구(80.6%→81.2%), 강남구(78.5%→79.1%) 투표율 증가 폭은 0.6%포인트에 그쳤다. 서울시내에서 가장 저조하다. 이에 따라 지난 대선 당시 서울시내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서초구는 이번에는 6위로, 강남구는 25개 구 중 9위에서 18위로 내려갔다. 종로구(1.4%포인트), 송파구(1.5%포인트), 양천구(1.8%포인트), 용산구(1.9%포인트) 등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의 투표율 증가 폭도 낮았다.

반면 은평구(76.2%→79.2%), 금천구(75.2%→78.2%), 중랑구(75.2%→78.2%) 투표율은 3%포인트씩 급증했다. 강동구는 지난 대선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81.7%를 기록하며 서울 시내에서도 투표율이 가장 높은 구로 꼽혔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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