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근대미술의 매력 찾아 ‘시간여행’
- 30일까지 지역작가 37인의 40점
- 첫 공개 노후극 작가 작품 눈길
옛것이라고 해서 모두 고리타분하다고 여길 수 있을까. 미광화랑(부산 수영구 광안동)이 마련한 기획 전시 ‘꽃피는 부산항’에 소개된 작품들을 보면 이런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부산과 경남을 근거지로 두고 활동한 근·현대 작가 37명의 작품 40점을 소개한 이 전시는 옛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지혜의 실마리를 안겨준다. 50여 년 전의 작품에서 당시 시대상뿐만 아니라 작품을 향한 작가들의 치열한 정신과 작업 과정, 시대를 앞서간 화법까지 찾아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미광화랑의 ‘꽃피는 부산항’은 부산 경남 근·현대 작가의 작품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전시로 이름이 높다. 2009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6년째, 횟수로는 12회를 맞았다. 지역의 상업 갤러리가 끈기와 뚝심을 가지고 10년 넘게 이어가는 기획전으로, 지역의 미술사를 기록한다는 측면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 전시에서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성찬의 1950년대 작품 ‘풍경’과 김원갑의 1963년 작품 ‘부산항’, 임호의 1969년 작품 ‘피리 부는 소년’, 전혁림의 1970년대 작품 ‘부산항’, 우신출의 1974년 작품 ‘산 마을’ 등 귀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펼쳐 보인다. 김종식 송혜수 문신 오영재 등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부산 근·현대사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도 있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시대를 앞선 추상화, 사물을 가져다 놓은 듯한 정물화, 개성 넘치는 풍경화와 드로잉까지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특히 갤러리 측이 발굴해 처음 내놓은 노후극 작가의 1981년 작품 ‘무제’를 주목할 만하다. 1950년대 부산에서 활동하며 추상회화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작가로, 신문 등에 기록은 남아 있으나 학술적으로 조명을 받거나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은 인물이다.
미광화랑 김기봉 대표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노후극 작가에 대한 학술적 조명과 추가 자료 발굴 등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매번 이번 전시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근·현대 작가들의 높은 예술적 성취가 미래 세대에 결코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오래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는 30일까지 오전 11시~오후 6시(일요일 휴관). (051)758-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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