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아들 2명 살해 40대 ‘가족여행’ 가장 범행
지난 1일 진도 해상 ‘승용차 돌진’
홀로 나와 광주로 도주…2일 체포
“채무 부담”…경찰, 다각도 수사

광주에 거주하는 40대 가장이 가족여행을 가장해 떠난 여행지에서 아내와 10대 두 아들을 살해하는 비정한 사건이 발생했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지모(40대)씨를 조사 중이다.
지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12분께 아내와 고등학생인 두 아들이 탄 승용차를 몰고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에 빠져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 모두를 죽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차 안에서 혼자 탈출한 지씨는 사건 발생 약 44시간 만인 전날 오후 9시9분께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붙잡혔다.
앞서 지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12분께 북구 문흥동 주거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나와 무안 소재 한 펜션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었다.
그 다음 날부터 범행 전까진 무안과 목포를 여행했다.
식당에서 마주앉아 밥을 먹는 등 즐거움만 가득했어야 할 가족 간의 시간은 지씨가 목포 모처에 차를 세우고 아내와 두 아들에게 음료수를 건네면서 막을 내렸다. 지씨가 해당 음료에 아내가 복용했던 수면제를 탔기 때문이다.
지씨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잠들자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범행 후 지씨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도주했는데, 그 사이 지씨의 아들들이 다니던 학교에선 학생이 출석하지도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이상함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 당국은 지씨 부부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행적 파악에 나섰고, 일가족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진도항 인근 해상에 빠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공조 요청을 받은 목포해양경찰이 수색을 실시,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해상에서 지씨가 몬 차량을 발견해 인양했다.
차량 안에선 지씨의 아내와 두 아들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1차 검시 결과 이들의 사인으론 익사가 추정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 인양된 차 안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는 한편 블랙박스 분석을 이어간다.
지씨가 밝힌 범행 동기는 1억6천만원에 달하는 채무다. 건설 현장에서 일해왔던 그는 경찰 조사에서 “다액의 채무가 힘들어 함께 생을 마감하려 했으나 막상 차에 물이 들어오자 무서워서 빠져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이 채무를 무슨 이유로 지게 됐는진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보험 가입 내역 등을 파헤치며 범행 장소 사전 답사 여부와 조력자가 있었는지를 들여다 볼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씨에 대해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지씨를 진도에서 광주까지 태우고 오는 등 도피를 도운 지인도 범인도피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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