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판치는 ‘무고 범죄’ 양형 기준 손질 목소리
변협, 대법에 수정 등 검토의견서
무고 범죄가 최근 10년간 2배 이상 늘어나며 범죄 피해와 수법 등이 복잡해지고 있지만, 양형 기준이 낮아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직자의 경우 허위 무고로 인해 징계, 파면 등 피해가 크고, 소셜미디어(SNS)로 허위 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지는 등 범죄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법조계를 중심으로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3일 국민의힘 김미애 국회의원이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남부에서 발생한 무고 범죄는 총 915건으로 지난 2015년(401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검거된 인원은 지난해 1천129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무고죄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하는 행위이며 객관적 진실이 아닌 허위 사실인 경우 법적으로 성립한다.
피해자의 ‘부정적 처분’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인 만큼, 공무원과 정치인 등 범죄 대상이 주로 공직자에게 향한다.
그러나 무고 범죄가 청렴성과 윤리성이 생명인 공직자에게 미치는 파장에 비해 처벌이 한참 낮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무고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양형으로 두고 있다. 반면 실제 수원지법에서 3년 동안 진행된 200건의 무고죄 관련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집행유예 이하로 선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무고,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A씨에게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성남 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B씨가 같은 팀 주무관 C씨와 불륜 관계라며 그들의 과장과 팀장에게 수차례 전화해 “이들을 징계하라”고 협박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의 주장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었다. 징계처분을 목적으로 상급자에게 전한 반복된 전화, 문자 등으로 피해자 B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정신과 치료도 받고 결국 정상적 근무가 어려워지는 결과까지 낳게 됐다.
이에 법조계를 중심으로 양형 기준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지난 4월 16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무고범죄 양형기준 수정 등의 검토의견서를 제출했다. 현재 무고죄 양형 기준은 피해 경중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변협 관계자는 “고소한 범죄가 가벼운 범죄인지, 법정형이 매우 무거운 범죄인지에 따라 행위불법의 차이가 난다는 점이 명백한데도 현재의 무고 범죄 양형기준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개선은 행위불법의 차이를 반영해 형사정책적으로도 타당하고 국민의 법 감정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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