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기에 지자체들 야구장 투자 '러시'…재정 부담은 '걱정'
기존 구장 재건축, 확장, 신축 등 추진
지자체 예산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 투입
"지방재정 우려, 수요분석 등 선행돼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야구장 재건축이나 확장, 신축에 뛰어들었다. 연일 만원 관중일 정도로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게 타오르는 만큼 노후한 기존 구장의 시설 개선이 필요해서다. 아울러 야구 시즌은 물론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스포츠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해 지역 경제와 관광을 살리려는 전략이지만 막대한 예산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동래구 사직야구장은 재건축을 위한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가 진행 중이다. 시는 1985년 10월 완공된 사직야구장을 재건축해 2031년 다시 개장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2,924억 원 가운데 시가 2,107억 원을 부담하고, 롯데 자이언츠가 817억 원을 투자해 2만1,000석 규모로 새로 짓겠다는 것이다. 내년 초 설계용역을 거쳐 2028년 공사를 시작하는 게 목표다.
연면적은 현재 3만6,406㎡에서 6만1,900㎡로 두 배 가까이 늘려 잡았다. 야구 경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경기가 없는 시즌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복합 스포츠문화시설로 조성하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스포츠 관련 스타트업이나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레스토랑과 키즈 카페, 스포츠 복합체험공간과 아카데미 등이 야구장 안으로 들어온다"며 "일년 내내 효율적으로 야구장을 활용해 지역 경제와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시도 문수야구장 내야에 4,100석, 외야에 1,900석을 증설해 관람석을 기존 1만2,068석에서 1만8,000여 석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객실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최대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도 건립한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조성 설계 공모를 계획하고 있다. 2027년 12월 증축 완료를 목표로 시비 72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충북 청주시 역시 신축 야구장을 포함한 종합스포츠콤플렉스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대규모 스포츠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예산이 지원돼도 150억~200억 원 수준이라 지자체 자체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경우 총사업비 2,074억 원 중 국비 150억 원, 한화 486억 원을 제외한 1,438억 원이 시비로 충당됐다. 전북 전주시도 야구장과 육상경기장 이전 건립을 진행하고 있는데, 총사업비 1,421억 원 가운데 국비는 18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시비 876억 원, 지방채 365억 원이다.
2014년 문을 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그나마 시 자체 예산 비중이 적었다. 997억 원이 사용된 야구장 신축에 시비 396억 원이 투입됐다. 기아가 300억 원을 냈고, 국비 298억 원이 지원됐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야구장 재건축이나 신축, 증설에 차이는 있어도 최소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대 자체 예산이 투입된다"면서 "투자 규모에 비해 효율성이나 사업성이 높지 않지만 공익시설 확충 측면에서 진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비용이 부담되자 서울시는 기존 잠실야구장을 대신할 돔구장 건설을 아예 국비와 시비가 없는 민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건설 비용은 5,000억 원으로,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을 맡은 한화 컨소시엄이 부담한다.
전영수 한양대 지속가능경제학과 교수는 "수익모델이 불투명한 채로 스포츠 인프라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면 당장도 그렇고, 유지보수 등이 필요한 향후에도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지속적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역 특성, 정확한 수요분석과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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