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걸러 하나씩 공실… 얼어붙은 오산 문화의 거리

공지영 2025. 6. 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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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날 찾아보니 한산한 모습
도내 지역상권 폐점율 심각 수준
계엄·탄핵에 지난해 연말특수 놓쳐
“울며겨자먹기 버티는 상인 지원을”

오산시 원동에 위치한 오산 문화의 거리에 빈 점포들이 눈에 띈다. 2025.6.3 오산/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지난 3일 오산시 원동에 위치한 ‘오산 문화의 거리’는 한산했다. 임시공휴일이라 학교를 가지 않은 학생들,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젊은 부부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거리와 상점들은 대부분 썰렁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두 집 걸러 한 집씩 보이는 ‘공실’이다. ‘차없는 거리’인 문화의 거리 1층 상점들 중 14곳 정도에는 ‘임대문의’ 표지가 붙어있었다. 심지어 대형멀티플렉스 극장 맞은편의 1층 상점가에도 공실이 많았다.

오산 문화의 거리는 오산의 중심상권 중 하나다. 길 하나를 건너면 오산의 명물 오색시장을 갈 수 있고 오산역과도 가까워 많은 유동인구로 그동안 ‘1번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세교, 운암 등 오산 내 신도시 개발로 상권이 분산됐고 서민경제 불황으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10년째 문화의 거리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코로나19가 끝나도 회복이 되질 않는다. 예전엔 거리에 화장품 가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또 사람들이 없어 오후 8~9시면 술집도 문을 닫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오산시는 도심의 슬럼화 현상을 막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원도심 빈 점포 창업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의 거리 빈 점포 중 10개소를 대상으로 창업하거나 이전해 장사하려는 사람들을 지원키로 했다. 월 임차료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지난달말까지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워낙 불경기로 사업신청은 9곳에 그쳤다. 시 관계자는 “지원금을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올려 최대한 지원하려 했지만 문의 자체가 줄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오산시만이 아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경기도 음식점업 개·폐업 동향진단’을 보면 개점보다 폐점하는 수가 5개월 연속 많아 운영점포 수 자체가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도내 지역 음식점 개업 수는 5천18개인데 폐점 수는 5천750개였다.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폐업률이다.

개점 대비 폐점율의 경우, 1을 기준으로 1보다 크면 폐점 점포가 더 많아 전체 점포 수가 감소했다는 뜻인데 도내 31개 시·군 중 25개 시·군이 1을 넘어섰다. 오산시는 1.11로 그나마 나은 지역이지만 향후 서민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25년째 문화의 거리에서 신발가게를 운영중인 김영렬씨는 “공실이 워낙 많아 권리금 안 받은지도 꽤 됐다. 빈 점포도 문제지만 상권에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버티고 있는 소상인들도 지원해야 한다”며 “경제가 어려운 것이 세계적 추세지만 점점 희망을 잃어간다. 정치권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산시 원도심 빈점포 창업 소상공인 지원사업. /오산시 제공


오산 문화의 거리의 빈 점포에 권리금 없이 임대가 가능하다는 알림이 적혀있다. 2025.6.3 오산/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오산/공지영 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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