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몬스터 굴욕의 날…원정팀이 1회 3홈런→1912년 개장 이래 처음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펜웨이파크가 자랑하는 '그린몬스터'가 무색해진 날이다.
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를 펼친 LA 에인절스 타자들이 1회에만 그린 몬스터를 넘어가는 홈런 세 방을 터뜨렸다.
먼저 리드오프 잭 네토가 그린몬스터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린 뒤 무사 1, 2루에서 5번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또 그린몬스터를 넘겨버렸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1사 후 조 아델이 날린 타구가 다시 그린몬스터를 넘어갔다. 순식간에 6-0으로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1회에만 6점을 뽑은 에인절스는 보스턴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7-6 승리를 거뒀다.

펜웨이파크는 좌측 외야 펜스에 11.3m 솟아 있는 그린몬스터 때문에 홈런이 나오기 어려운 구장 중 하나.
원정 팀이 1회 홈런 3개를 뽑아낸 건 1912년 개장 이래 최초. 에인절스 구단 역사에선 2016년 9월 시애틀과 경기 이후 처음이다.
트라웃은 "이런 경기장에서 기록을 깰 때마다 특별한 기분"이라며 "경기가 끝나고 알게 됐다. 정말이지 미쳤다"고 놀라워했다.
네토의 리드오프 홈런은 이번 시즌에만 5번째다. 시즌 10개 홈런 중 5개가 리드오프 홈런이다. 지난해 11월에 받은 오른쪽 어깨 수술 여파로 개막 18경기를 결장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홈런 페이스다.
트라웃 역시 왼쪽 무릎 타박상으로 한 달 동안 전열에서 이탈했다가 지난달 31일 라인업에 다시 돌아왔다. 복귀 이후 4경기 연속 안타와 함께 14타수 8안타(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론 워싱턴 감독은 "한동안 마이크 트라웃을 보는 것 같다"며 "트라웃을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 활약이) 놀랍지 않다. 트라웃은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선수다.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 트라웃이 그린몬스터를 넘긴 홈런은 비거리 454피트가 기록됐다. 이로써 에우제니오 수아레스, 카일 슈와버와 함께 이번 시즌 450피트 이상 홈런을 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펜웨이파크에선 2019년 이후 개인 통산 첫 홈런이기도 하다.
트라웃은 "영상을 보고 타격 코치들과 함께 연습했다. 결과도 멋지다"고 타격감이 올라간 비결을 밝혔다.
또 이날 트라웃은 첫 타석에서 홈런에 이어 3회와 5회 안타로 역사를 썼다. 에인절스 소속으로 1675번째 안타로 팀 새먼(1,674개)을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안타 2위에 올랐다. 트라웃 위에 있는 선수는 개럿 앤더슨(2,368개)이 유일하다.
트라웃은 "난 새먼을 잘 안다. 에인절스에서 뛰고 경기장 주변에서 그를 보고, 그런 사람을 넘어서는 건 꽤 훌륭한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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