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의 생존법, 현실과 이상 사이의 고민

황민국 기자 2025. 6. 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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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대구 감독 | 연합뉴스



대구FC의 소방수로 돌아온 김병수 감독(55)이 냉혹한 현실 속에서 1부에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김 감독은 대구의 사령탑으로 첫 경기를 치른 지난 1일 광주FC전을 1-1로 비긴 뒤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었다. 6월 A매치 휴식기에 선수들과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박창현 전 감독의 사퇴로 한 달여간 공석이었던 꼴찌 대구(승점 12)를 맡은 김 감독은 세간의 예상과 달리 실리적인 축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원래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전술적 색채를 보여줬던 그가 스리백으로 수비를 굳힌 뒤 상대의 빈 틈을 노리는 역습 축구를 선보였다.

김 감독은 “좋은 축구를 해야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익숙한 것을 할 때”라고 말했는데 시간이 흘러도 바뀔 가능성은 낮다. 그는 “공·수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머릿속이 복잡하다. 가장 당순한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현실론은 대구의 선수 구성에서 나왔다. 원래 대구는 재기발랄한 젊은 선수들이 쉼없이 뛰며 수비를 단단히 굳히면서 날카로운 역습으로 승부를 보는 팀이었다. 핵심 전력인 세징야도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갑자기 다른 축구를 선보이기는 쉽지 않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선수 보강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 감독은 “솔직히 국내 선수는 다른 팀이 내줄 리가 없다”면서 “보강을 한다면 외국인 선수 정도인데 이조차 국내 축구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대구의 현실을 인정했지만 점진적인 변화까지 포기하지는 않았다. 템포를 끌어올리고, 세밀함을 더한다면 더 나은 축구는 가능하다. 아직 선수들의 이름도 입에 익지 않은 그가 포지션에 걸맞는 약속된 플레이를 하나씩 입혀가는 게 그 증거다.

선수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본업을 내려놓고 잠시 수비수로 뛰었던 미드필더 이찬동은 “빌드업의 방향성까지 하나 하나 잡아주신 게 통하니 신기했다. 우리 팀이 바뀌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고, 수비수 카이오는 “감독님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분”이라며 “휴식기에는 더 나은 축구를 준비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실과 이상 사이를 오가는 김 감독의 목표는 1부 생존이다. 과거 강원과 수원에서도 강등 위기를 겪었던 그는 “(강등권에서 살아남는 게) 힘들다는 사실은 이미 한 번 경험해 누구보다 잘 안다. 지금 대구의 틀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스타일은 조금 손을 보겠다. 이젠 욕 먹는 것은 두렵지 않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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