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 삶의 터전 잃었어도…청송 이재민들 ‘결연한 한 표’

서충환 기자 2025. 6. 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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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천면 주민들, 파천초 투표소 찾아 권리 행사
“집은 잃었지만 주권은 지킨다”…투표소 발걸음
청송 파천초등학교에 마련된 파천면 제1투표소에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서충환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지난 3월 대형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청송군 파천면 주민들이 파천초등학교에 마련된 파천면 제1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두 달 넘게 마을회관과 청송읍내 숙박업소에서 임시 거처 생활을 이어온 이재민들은 이날 새벽부터 삼삼오오 모여 투표소로 향했다. 잿빛 산등성이와 그을린 대지를 배경으로, 주민들은 잠시나마 슬픔을 접고 국민의 의무를 다했다.

산불로 마을 전체가 소실된 파천면 내관리 주민 20여 명은 이날 아침 삼삼오오 모여 투표소를 찾았다. 산불로 집과 창고는 물론 삶의 기반마저 송두리째 잃은 이재민들이지만, 이들에게 투표는 빠뜨릴 수 없는 '권리이자 책임'이었다.

청송초등학교에 마련된 청송읍제1투표소. 서충환 기자
주민 이두영(69) 씨는 "산불로 집이 몽땅 타버려 청송읍내 숙박업소에 머물고 있지만,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주민들과 함께 왔다"며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가 오늘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에는 내관리 뿐만 아니라 인근 병부리, 중평리 등 피해가 컸던 마을 주민 대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청송읍·파천·진보면에 마련된 투표소는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그 안에는 재난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이웃들의 결연한 표정이 가득했다.

청송초등학교에 마련된 청송읍 제1투표소 앞에서 만난 한 주민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재민들의 아픈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복구와 지원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