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어린이집의 변신은 무죄…창업센터로, 주민커뮤니티로 변신나서
작년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아파트 내 어린이집 용도 변경 가능해진 것도 한 몫
근린생활시설 변경 제약 등은 한계로 작용


이처럼 청년 창업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한 ‘부산창업가꿈 해운대’은 당초 어린이집이었던 곳에 생겼다. 해당 어린이집은 1996년 개원 당시만 해도 원아가 129명에 달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저출생으로 인해 원아가 40명으로 급감하자 지난해 2월 문을 닫았다. 어린이집 소유주인 부산시 해운대구는 활용 방안을 고심하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도심형 청년 창업 주거 복합공간 지원사업’을 신청했다. 사업이 선정되면서 부산시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1층은 카페, 2·3층은 공유 사무실과 주거 공간으로 재단장했다.
3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출산율 하락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는 ‘빈 어린이집’이 스타트업과 청년, 주민을 위한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오랜 기간 공실로 남아 시설 관리 조차 제대로 안돼 흉물로 전락했던 어린이집이 새로운 활로를 찾으면서 도시 미관·안전성을 높이면서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다대4지구 영구임대아파트 내 어린이집은 지역 주민을 위한 사회복지시설로 변신했다. 영구임대아파트는 부산도시공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인 데다 어린이집 운영·관리 권한은 구청이 갖고 있어 용도 변경을 위한 행정 절차 진행도 수월했다.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매년 230여곳에 달하는 서울시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해 폐원한 어린이집을 노인시설로 전환하는 구상을 최근 밝혔다. 노인요양원 전환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공사·인허가 등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어린이집의 노인요양원 전환을 2030년까지 90곳, 2040년까지 140곳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인천광역시는 원도심 지역서 저출생으로 민간 어린이집 폐업이 속출하자, 이를 저출생 해결을 위한 정책 지원의 장으로 삼는 ‘역발상’에 나섰다. 어린이집이 있던 자리에 5세 이하 아이가 부모와 함께 놀이·체험학습을 즐길 수 있는 ‘아이사랑꿈터’를 만드는 방식이다. 계양구 작전동 한 아파트 안에 있는 아이사랑꿈터 이용자는 “인근 키즈 카페와 비교해 비용도 적고 거리도 짧아 자주 방문하고 있다”면서 “특히 놀이 기구와 요리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이처럼 어린이집이 다른 용도로 변신에 나설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간 입지의 장점 덕분이다. 통상 어린이집이 주택가, 아파트 단지 안, 근린생활시설과 가까워 입지가 뛰어난 데다, 주방·화장실·사무공간 등이 갖춰져 있어 최소한의 리모델링으로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4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아파트 내 어린이집 용도 변경이 가능해진 것도 어린이집 변신 활성화에 한몫했다.
다만 여전히 어린이집이 사라지는 속도가, 어린이집의 ‘변신 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은 정책 숙제로 남아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년 4만2517개소에 달하던 어린이집는 2018년 4만개소 밑으로 떨어진 데이어 지난해에는 2만7387개소까지 줄었다. 10년 새 36%나 급감한 것이다. 그러나 전국 차원의 폐원 어린이집 재활용 통계는 아직도 명확히 잡히지 않고 있다. 어린이집 용도변경 규제가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상업시설로의 용도 변경은 여전히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경우가 대표 사례다. 매년 15개 정도의 폐원 어린이집이 발생하고 있지만 용도 변경이 이뤄진 적은 최근 들어 전무한 상태다. 광산구 관계자는 “어린이집은 필수시설로 인가돼 노인·영유아 등 노유자 관련 시설 외 근린생활시설로의 용도변경은 쉽지 않다”면서 “폐원 어린이집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길 위해서는 다양한 규제 완화 방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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