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기다리지 않는다”.. 제주농협, ‘선제적 연대’의 모범이 되다
올해 13곳에 5,702만 원 맞춤형 지원

# 제주는 말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섬입니다.
크게 외치지 않아도, 드러내지 않아도, 이 섬의 복지는 그렇게 손끝에서 시작됐습니다.
‘희망’이란 말이 식상하게 들리는 시대, ‘복지’란 단어조차 피로하게 느껴지는 시대.
그러나 제주농협이 그 단어들을 실천의 언어로 다시 써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주 여성의 자립, 누군가에게는 아이의 적성 계발.
어떤 기관에는 낡은 장비 하나를 바꾸는 일이었고, 어떤 가족에게는 오늘 하루를 견디게 하는 유일한 응답이었습니다.
작아 보일 수 있는 일들이지만, 그 손길은 분명히 삶의 방향을 바꿨고, 꺾였던 의지를 다시 세웠습니다.
수혜자들은 말합니다.
“이 손길 하나가, 우리를 버티게 했어요.”
복지는 말이 아니라 구조(構造)이며, 그 구조는 결국 사람이 설계하고 연결해야 비로소 작동합니다.
‘제주농협’이라는 이름 아래 13년간 축적된 이 구조적 연대가, 지역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용히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제주농협농축산인 행복나눔운동본부는 지난 2일, 농협 제주본부 대회의실에서 ‘2025 제주농협 희망Dream 프로젝트 전달식’을 열고, 도내 10개 가정과 3개 기관 등 총 13곳에 5,702만4천 원의 맞춤형 기금을 전달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 수혜자 중심 ‘정밀 설계형 복지’.. 제주농협의 지원, 방식부터 달라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 단, 조건 없이.”
정작, 현실에서 조건 없는 기회는 쉽지 않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인 이주배경 여성과 아이들, 소규모 기관들은 늘 예산의 후순위로 밀려나곤 합니다.
그 공백을 메워온 이름, 제주농협입니다.
올해 프로젝트 지원 대상은 도내 10개 가정과 사회복지기관 3곳. 모두 5,702만 4,000원을 전달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의 진짜 힘은 금액이 아니라 ‘방식’에 있습니다.
정해진 예산을 나누는 구조가 아닌, 각 대상별 필요를 조사해 1대 1 맞춤형 지원 계획을 설계했습니다.
단지 ‘주는 복지’가 아니라, ‘함께 설계하는 복지’로 진화한 모델입니다.

■ 13년, 447가구, 12억 원.. 꾸준함이 만든 신뢰
‘희망Dream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 온 제주농협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대표적 공동 사회공헌 사업입니다.
복지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단 한 가구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 아래 13년간 447가구에 누적 12억 원을 전달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통상적인 기부행위와 크게 다를 바 없어보이지만, 이 프로젝트의 진짜 가치는 ‘지원 방식’에 있습니다.
단순히 생계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진로 탐색 기회 제공, ▲심리 회복을 위한 정서적 케어, ▲교육비를 넘어선 자립 기반 설계까지 지원 영역은 삶의 전반에 걸쳐 선제적이고 입체적으로 구성됩니다.
즉, 이 사업의 초점은 ‘지금을 버티게 하는 도움’이 아니라, ‘앞날을 준비하게 하는 기반’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이야말로, ‘희망Dream 프로젝트’를 기부에서 구조적 연대 모델로 만든 핵심입니다.
■ “시혜가 아니라 연대입니다”
고우일 농협 제주본부장은 “경제적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돕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지역 연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지언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도 “제주농협과의 협력은 단지 전달이 아닌,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가는 길”이라며 “필요한 곳에 정확히 도달하는 지원 체계를 계속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 누가 복지를 정의하나.. 제주농협이 제시한 ‘지역형 복지 모델’
이 프로젝트는 기존 복지 전달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행정적 절차나 정치적 우선순위에 갇히지 않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방식.
행정이 놓친 틈을 메우고, 지원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며, 제도의 속도를 기다리지 않는 복지.
‘희망Dream 프로젝트’는 민간 주도형 복지의 가능성을 실전에서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몇몇 지자체와 복지기관이 제주농협의 방식을 실무적으로 벤치마킹하는 등 복지의 주도권이 행정에서 현장으로 이동하는 긍정적 변화의 흐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고우일 제주본부장은 “복지는 계획보다 먼저, 현장과 사람의 목소리에 반응해야 한다”며, “제주농협은 앞으로도 사회적 필요를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고,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제 복지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찾아가는 시대”라면서, “제주농협이 만든 이 ‘선제적 복지’ 흐름이 지역을 넘어 전국 복지정책의 기준점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모든 복지의 출발점에는 단 하나의 질문이 있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그 물음을 가장 먼저 던지는 것부터”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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