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양박물관 “6월의 해양유물에 ‘지부족재총서’ 선정”
“宋사신단 고려 체류 중 해상교통 등 기록”

고려 시대의 해상교통 기록 등이 담긴 중국 청나라 시기의 서적이 ‘6월의 해양유물’로 선정됐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은 2일 ‘이달의 해양유물’로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 1091~1153)의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이 수록된 ‘지부족재총서(知不足齋叢書)’ 제16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천해양박물관에 따르면 ‘지부족재총서’는 청나라 상인 포정박(鮑廷博, 1728~1814)이 편찬한 총 30집 분량의 총서이다. 포정박은 조부와 부친이 세운 서재 ‘지부족재(知不足齋)’에 수장된 장서 중 일부를 선정해 원문을 검토하고 정리해 총서로 엮었다. 이 가운데 인천해양박물관이 소장한 ‘지부족재총서’ 제16집에는 서긍의 ‘고려도경’이 실려있다. ‘고려도경’은 여러 판본이 존재하는데 ‘지부족재총서’의 ‘고려도경’이 청나라에서 많이 읽힌 대중적 판본이다.
‘고려도경’은 1123년 송나라 사신단의 일원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이 고려 체류 중 직접 관찰한 풍경, 제도, 해상 교통 등을 기록한 사행록이다. 본문에는 정치 제도와 군사 조직, 관복과 예식, 풍속과 생활상 등 고려 사회 전반의 사회상이 담겨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선박, 항로, 바닷길 등 해상 교통과 관련된 기록이 7권에 걸쳐 기록돼 있다”며 “고려의 해상 운용과 연안 관리 체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록에 따르면 서긍을 비롯한 사신단은 중국 명주(明州)에서 출발해 흑산도 인근을 지나 가거도→부안 위도→고군산도→태안 마도→영종도·강화도→예성강으로 이어지는 항로로 이동했다. 서긍은 이 과정에서 군산도, 마도, 영종도 등에서 고려의 사신 영접 절차를 경험하고 그 일화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송나라 사절선(使節船)의 종류와 규모 등 선박 관련 기술 정보도 확인돼 12세기 당시 고려와 송나라 간 해양 교류의 실제 양상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고려도경’에 포함됐던 그림은 간행 직후 발생한 ‘정강의 변’으로 유실돼 오늘날에는 글만 전해진다.
우동식 인천해양박물관장은 “‘고려도경’은 당시 바닷길을 통한 고려와 송나라의 교류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라며 “‘고려도경’이 수록된 ‘지부족재총서’ 제16집을 통해 12세기 송나라 사신의 눈에 비친 고려의 문화와 위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지부족재총서’ 제16집은 인천해양박물관 해양교류사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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