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당동 봉제공장 화재… 60대 1명 사망, 4명 중경상

3일 오전 9시 35분쯤 서울 중구 신당동의 5층 건물 2층 봉제공장에서 불이 나 6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2층 공장 사장인 60대 남성은 전신 화상을 입은 중상자로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직후 “사장이 불을 질렀다”는 주변 진술을 바탕으로 방화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선 날에도 공장 가동...불길 속 6명 구조, 5명 사상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은 2층 봉제 작업 공간에서 시작됐다. 의류용 신나 등 인화물질이 다량 보관돼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이 공간은 출동 당시 이미 전 층으로 연기가 퍼지고 화염이 확산된 상태였다. 소방은 오전 9시 41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총 155명, 차량 40여 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10시 4분 초진, 11시 2분 완진됐다.
화재 당시 건물 내에는 최소 1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일부는 자력으로 대피했고, 5층과 3층 등에서 총 6명이 구조됐다. 2층에서는 여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남성 1명은 전신 화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3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화재가 발생한 2층 봉제공장은 니트·반팔 등 의류를 제작하는 곳으로,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공휴일에도 출근할 정도로 작업량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 불 질렀다” 진술...경찰, 방화 여부 수사

경찰과 소방은 화재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직원은 “사장이 금전 문제로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에 대해 “방화 여부는 확인 중”이라며 CCTV 분석, 감식, 목격자 진술 확보 등을 통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건물 4층 봉제공장에서 2년째 일하고 있다는 신모(50)씨는 “2층은 니트나 반팔 등 상의를 만드는 곳으로, 평일엔 빨간 날과 상관없이 출근하고, 바쁘면 토요일에도 나올 정도로 일감이 많다”고 전했다. 신씨는 “월급 문제로 여성 직원(60대 사망자)과 사장이 다툰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신나 등 인화성 물질 사용 여부가 거론됐지만, 소방 관계자는 “도착 당시 이미 다량 연소된 상태라 냄새 등으로는 원인 특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밀 화재 감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봉제업계 일감 급감…공임제 구조에 생계 압박"
인근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사장 이복연(57)씨는 “요즘 봉제업은 일감이 베트남·중국으로 다 넘어가 국내 공장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며, “우리는 ‘개공(개인 공임)’이라 해서 바지 하나 만들어도 5000원밖에 못 받고, 기술자지만 시급도 못 받고 하루에 티셔츠 10장이 들어오면 직원끼리 나눠서 2~3장씩 처리한다”고 했다.
이씨는 “공장세도 밀려 있는 곳이 많다. 사장이 월급을 못 줘도 버티는 건 빚지고 미쳐가면서 버티는 거다”라며 “요즘은 월급 제대로 주는 공장이 거의 없고, 기술자들도 청소 일로 업종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찰은 건물 관계자와 종업원을 상대로 방화 가능성을 포함한 고의 여부,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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