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문화예술의 중심, 다시 충주로

2025. 6.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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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욱 충주문화관광재단 이사장

내가 어렸을 적 밤이 긴 겨울이면 일상적인 일들이 있었다. 햇살이 서서히 마을을 비추는 아침이면 시골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고 하루를 시작했다. 짧은 낮 햇살이 지나고 저녁이 되어 어슴푸레해지기 시작하면 어머니는 신바람이 나서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난 어쩔 수 없이 어머니 손에 이끌려 따라가곤 했다.

한 분 두 분 마을 분들이 모여들면 자연스럽게 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서로를 바라보며 오늘 공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쪽에선 네다섯 명 정도 되는 외지인이 작은 책상을 놓고 의자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만지작거리더니 곧이어 연극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길게 내려놓은 묵직한 천막 뒤로 사라졌다가 '짠'하고 나타나 재미있는 코미디로 회관 분위기를 뒤집어 놓은 장면, 어린 마음에 마냥 신기하기만 했었던 기억이 내가 처음 본 연극이었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연극뿐만 아니라 각종 공연, 전시 등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생활 문화 예술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직접 문화를 체험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충주는 찬란한 중원 문화의 중심지로 고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우리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였던 곳이다. 대한민국 중심 고을 충주는 충주(忠州), 국원(國原), 중원(中原), 대원(大原), 예성(蘂城) 등 여러 가지 지명(地名)이 있는데 이 중에서 대원(大原)과 예성(蘂城)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예성(蘂城)은 고려 충렬왕대에 국원성을 개축하면서 성벽과 초석에 연꽃을 조각했던 것에서 '예성'이란 호칭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예성'의 예(蘂)자는 꽃술이라는 뜻으로, 쉽게 말하면 꽃잎 중간에 있는 수술을 뜻하는 말이다.

꽃술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심장으로 볼 수도 있다. 꽃술을 자세히 볼수록 설레고 두근거리는 이유는 심장이 인간 행위의 모든 결과물을 나타내는 형이상학적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된다.

즉, 정신적, 문화적 중심으로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충주는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충주는 일상이 문화가 되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회관에서는 각종 공연과 전시가 연중 펼쳐지고 있고 중앙탑공원, 관아공원 등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체험 행사가 시민과 충주를 찾아오는 관광객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우리 재단에서는 얼마 전 '예술인과 시민을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란 주제로 친절 교육을 했다. 재단 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핵심 역량과 자세, 그리고 예술인을 협력 파트너로 이해하고 공감과 존중에 기반을 둔 소통의 기술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예술인을 중심으로 많은 공연이 무료에서 유료로 일상화되고 있다. 공연 입장료의 현실화를 통해 예술인들의 품격을 높일 수 있고, 더불어 시민들은 알차고 풍성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훌륭한 공연 문화를 만들어가는 성숙한 관객의 모습에서 최고의 공연이 탄생한다는 말도 있다. 앞으로 공연장, 전시장 관람 문화 정착을 위한 예절교육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주문화관광재단에서는 올해 '문화 예술의 중심, 다시 충주'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한반도의 중심에 있는 충주가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다시 도약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우리 충주가 문화예술 도시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 모든 시민의 지혜와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백인욱 충주문화관광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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