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차고 싶은데 또 공쳤다…'운동장 쟁탈전'에 진땀 나는 생활체육인

오진영 기자 2025. 6. 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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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11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시월광장에서 열린 동아리 신입 회원 모집 행사에서 반팔 차림을 한 여자풋살 동아리 회원이 타 동아리 체험을 즐기고 있다. /사진 = 뉴스1

광진구, 동대문구에서 활동하는 혼성 축구 동호회 P팀은 최근 해체를 고려하고 있다. 공설축구장 온라인 예약이 열리는 시기가 되면 모든 팀원이 대기하지만 인기있는 시간과 장소는 사실상 예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설 축구장은 시간당 10만원이 넘는 비용 부담으로 정기 예약이 힘들다. P팀을 운영하는 A씨는 "1주일에 1회씩 모이던 운동 횟수를 2~3주에 1회로 줄였다"며 "싸고 편리하게 운동이 가능한 공공체육시설이 늘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활체육 참여율이 점차 늘고 있지만 부족한 시설 숫자로 인한 '운동장 쟁탈전'이 여전하다. 생활체육 참여율을 늘리는 1등 공신인 동호회 사이에서도 예약 고민이 되풀이된다. 일본·영국 등 생활체육 선진국처럼 지속적인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계 등에 따르면 최근 생활체육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민 전체 생활체육 참여율은 49.5%이며 특히 여성의 경우 절반(51.2%)을 넘어섰다. 축구나 야구, 육상 등 인기 종목 동호회는 등록된 곳만 5000~1만개를 넘어섰으며 비정기적으로 활동하는 곳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공공체육시설 숫자다. 문체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축구장(1146곳)과 야구장(359곳), 테니스장(898곳)을 모두 합쳐도 축구 동호회 숫자의 반에도 못 미친다. 가장 동호회가 많은 축구장의 경우 10여년 전인 2013년(801곳)과 비교해도 43% 정도 숫자가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체육계 관계자는 "생활체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시설 증가율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체육인들의 대부분이 이용료가 저렴한 공공체육시설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생활체육 참여율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는 국민의 28.1%가 '금전적 여유가 없거나 시설이 없어서' 생활체육 참여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월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계층에서는 45%가 넘었다. 시설 부족이 '생활체육 격차'로 번질 우려가 있는 대목이다.

생활체육 선진국의 경우 공공체육시설을 점차 늘리고 있는 추세다. 주 1회 이상 운동을 하는 사회인 비중이 70%에 달하는 일본은 4만 5000여개가 넘는 공공체육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인 대만도 3000여곳이 넘는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해 기준 전국에 11만 5000여곳의 공공체육시설이 있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체육계는 학교 운동장 적극 개방, 이용 시간 확대와 사립 체육시설 이용료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의 경우 일부 공공체육시설이 오후 6시~10시 사이에 끝나는 곳이 많고, 대부분의 학교 운동시설이 폐쇄돼 있어 이용이 쉽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학교의 체육시설 숫자는 1534곳이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만 500여곳이 넘는다.

체육계 관계자는 "'골때녀' '뭉찬' 등 스포츠 예능과 여성 동호회 인구의 확대로 생활체육의 인기는 꾸준히 올라갈 전망"이라며 "생활체육 참여율은 건강 등 사회적 비용 감소와도 직결되는 만큼 시설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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