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로 파킨슨병 조기 진단한다…정확도 95%
키보드 입력 동작으로 파킨슨병 진단도


손글씨나 키보드 입력처럼 일상적인 동작을 분석해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키보드 입력 패턴을 분석해 병을 진단하는 시스템을 선보인 데 이어 손글씨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파킨슨병 여부를 판별했다.
준 첸(Jun Chen)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연구진은 “자성(磁性)을 띤 잉크가 들어간 펜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파킨슨병을 조기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엔지니어링(Nature Chem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파킨슨병은 근육의 무의식적인 운동을 담당하는 도파민 신경 세포가 줄어들면서 손발이 떨리고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명이 앓고 있다. 주로 환자의 동작이나 떨림 등을 눈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단해 정확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는 전문 인력이 부족해 진단율이 낮은 편이다.
연구진은 글씨를 쓰려면 뇌와 손의 정교한 협동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킨슨병 환자는 이런 협동이 손상돼 손글씨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먼저 자기 잉크가 든 펜을 개발했다. 글씨를 쓰면 펜촉이 눌리거나 움직이면서 내부 자기장이 변하는데, 이 신호를 수집하면 손글씨를 쓸 때 손의 미세한 떨림이나 압력, 움직임까지 기록할 수 있다.

이후 파킨슨병 환자 3명을 포함한 1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펜을 이용해 물결과 소용돌이 그리기, 대문자 쓰기 등의 손글씨 과제를 수행하면서 나온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와 일반인의 손글씨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 AI는 손글씨를 통해 파킨슨병 유무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식별했다.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파킨슨병 평가척도에 따라 환자가 자신의 증상이나 기능적인 문제를 직접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주관적인 요소가 반영되고, 병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초음파나 신경영상 진단법도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실제 영상 진단을 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자기 펜은 가격이 저렴하고 휴대가 쉬워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확대하고, 이 펜이 병의 진행 상황까지 추적할 수 있는지도 탐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기 잉크 펜은 3D(입체) 프린터로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앞서 준 첸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월 키보드를 누르는 행동만으로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지능형 키보드도 개발했다. 손과 손가락 움직임에 이상이 생기는 파킨슨병의 특성을 이용해 키를 누르는 시간, 압력, 손이 머무는 시간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실제 파킨슨병 환자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약 97%의 정확도로 병을 구별해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키보드 진단법 역시 기존의 영상 진단이나 자가 평가 방식보다 훨씬 간편하고 비용 부담도 적다. 당시 연구진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고가의 장비나 전문 인력 없이도 조기 진단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며 “앱(app·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한 후에 키보드만 연결하면 자동으로 타이핑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Nature Chemical Engineering(2025), DOI: https://doi.org/10.1038/s44286-025-00219-5
Science Advances(2025),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t6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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