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된 경제·금융 부처 개편… 존폐 기로 선 금융위

김보연 기자 2025. 6.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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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제·금융 부처 개편을 시사하면서 금융위원회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의 기능 분리 및 조직 신설은 가능성이 커졌고, 관건은 금융위다.

금융 정책 기능은 기재부로, 금융 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이관할 경우 금융위는 사실상 해체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어 조직 내 위기감이 맴돌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후보 캠프는 금융위 조직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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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프리즘]
기재부 ‘예산처·재경부’로 쪼개고
금감원 ‘소비자보호처’ 분리 무게
금융위 해체 가능성도… “정해진 바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점 광장에서 열린 유세를 마친 후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제·금융 부처 개편을 시사하면서 금융위원회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의 기능 분리 및 조직 신설은 가능성이 커졌고, 관건은 금융위다. 금융 정책 기능은 기재부로, 금융 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이관할 경우 금융위는 사실상 해체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어 조직 내 위기감이 맴돌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후보 캠프는 금융위 조직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기재부와 금감원 조직 개편 청사진은 상당히 구체화됐지만, 금융위는 미정인 상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유튜브 방송에서 기재부 분할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금융위를 짚어 “금융위가 감독 업무도 하고 정책 업무도 하고 뒤섞여 있다. 분리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공약집에서 경제정책 수립 및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재부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의 예산·기획 기능과 경제·재정 정책 기능을 쪼개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 직후 “기재부가 ‘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일부 공감한다”고 했다. 기재부의 예산·기획 기능은 ‘기획예산처’를 신설해 이관하고, 명칭을 ‘재정경제부’로 바꿔 나머지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 등은 이런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래픽=손민균

금감원도 조직을 두 개로 나눈다.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신설해 소비자 보호 기능을 이관하는 방안은 사실상 확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남은 금융 감독 기능은 금융위와 합쳐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를 부활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008년 금융위 설립 전 모델이다. 금융위가 맡고 있는 금융 감독 관련 ‘심의·의결’ 기능과 금감원의 ‘집행’ 기능을 모두 한 기관에서 수행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금융위에 남은 것은 금융 정책 기능뿐인데, 이마저도 재정경제부로 이관되면 금융위는 사라지게 된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대표 발의한 ‘금융위의 설치 등에 관한 법’ 개정안에 금감위 설치와 함께 금융위의 금융 정책 기능 기재부 이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위원회 전경. /뉴스1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늘어난 부처 간 업무 영역 중첩, 주도권 다툼, 책임 소재 불명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조직 구조 문제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기관 운영을 어떻게 잘할 것인지 관점에서는 미세 조정을 통해 서로 조금씩 조율하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장관급 정부 기관인 금융위를 없애는 것에 대한 금융 관료 그룹 내 반발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출신 전·현직 관료들의 반발이 상당하다”며 “금융위 폐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기재부가 관장하는 국제금융과 외환 시장에 관한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제·금융 부처 개편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위 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직이 존폐 기로에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며 “세종으로의 이전 이슈도 있어 인력 유출 등도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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