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어 만졌을 뿐인데"···창덕궁 불로문, 균열에 결국 출입 제한

이인애 기자 2025. 6.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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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의 불로문.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서울경제]

조선시대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창덕궁 불로문의 출입이 제한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일 “국가유산 보호와 보존 처리를 위해 창덕궁 불로문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관람객은 앞으로 불로문 아래를 지나거나 통과할 수 없다.

창덕궁 후원 관람 동선도 일부 조정된다. 기존에는 후원의 애련지 권역을 관람할 때 불로문을 통과했으나, 앞으로는 왼편에 있는 의두합을 거쳐 애련지, 연경당, 관람지 등으로 이어지는 동선으로 변경된다.

불로문은 전체 높이 약 2m의 넓은 돌판 한 장을 다듬어 만든 석문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병 없이 오래 살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져 전국 곳곳에 모방된 문이 세워지기도 했다.

불로문의 보존 상태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8년 발표된 논문 ‘창덕궁 불로문의 역사적 의미 고찰’(정상필·이영한)은 불로문의 상하 너비와 좌우 비율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관광객들이 늙지 않기 위해 문을 만지며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훼손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상부에 금이 간 흔적 역시 보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창덕궁 측은 이러한 상태를 고려해 출입 제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창덕궁관리소는 지난달 28일 누리집을 통해 관람 동선 변경을 공지하면서 "균열과 풍화로 훼손된 석조물을 보존하고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조치는 ‘보존 처리 및 국가유산 보호’ 차원으로 정리됐다.

한편 궁능유적본부는 창덕궁 후원 북쪽의 옥류천 일대 정비도 병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일부 수목을 소나무로 교체하고 진입로를 복원하는 등 전통 경관을 살릴 계획이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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