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으로 韓 무역 다각화해야”
다자간 경제관계 모색 제언
한·일 경제협력 강화 요구에
정치권 공감…논의 재개 여지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세계 공급망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무역 다각화를 위해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야 된다는 주장이 미국 내 싱크탱크에서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정치권에서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또는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는 기류가 흘러 새 정부에서 이같은 논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유럽연합(EU)과 한국은 태평양 무역협정에 가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선임연구원과 여한구 선임연구원이 공동 작성했다. 여 선임연구원은 문재인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
보고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전세계 국가들이 무역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미국과의 경제관계를 재고하도록 압박받고 있다”며 “미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EU와 한국은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고 CP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CPTPP는 2018년 12월 발효된 다자간 FTA다. 일본·호주·캐나다·멕시코·뉴질랜드·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11개국 주도로 출범했다. 당초 미국도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탈퇴했다. 지난해말 영국이 CPTPP에 가입하면서 참여국은 현재 12국으로 늘었다. 한국은 문재인정부 임기 말인 2022년 가입을 결정했으나, 농업계 피해 우려에 따른 반발과 정치적 갈등 등으로 추가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보고서는 미국의 상호관세로 EU와 한국이 위협에 빠진 상황에서 무역 다각화가 유효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CPTPP의 경제규모는 16조달러로, 전세계 무역액의 15%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구하더라도 규칙·규범, 예측 가능성을 갖춘 다자간 시스템은 계속돼야 한다”며 “EU와 한국은 무역 다각화를 위해 남반구를 포함한 다른 지역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 내에서도 최근 미국발 무역전쟁에 대응하고자 한·일 경제협력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CPTPP 가입 논의가 재점화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이같은 주장에 공감대를 형성, CPTPP 등 한·일 협력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원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미국으로의 수출이 불안한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CPTPP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의 가입은 실익을 전략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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