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핵 협상안 거절 예정…출발선에도 못 미치는 제안"
이 "제재 해제 보장해야"…트럼프는 돌연 추가 제재 중단 지시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이란이 미국의 핵 관련 협상안에 거부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에 "이란의 이익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채 미국의 기존 우라늄 농축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출발선에도 못 미치는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협상팀과 관계가 있는 이 외교관은 "이란은 미국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는 부정적인 답변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사이이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을 통해 이란에 이번 협상안을 전달한 바 있다. 오만은 최근 미국·이란 핵 협상에 있어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위트코프 특사와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다섯 차례 협상을 가졌음에도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여부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전면 폐기'를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평화적 용도를 위한 핵 기술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은 핵무기 개발은 물론 민간용 원자력 발전에도 필수적인 기술이다.
또 하나의 쟁점은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 해제 여부다. 이란은 자국의 석유 기반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는 모든 미국 제재의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해제를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핵 관련 제재 해제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이란은 제재 해제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5년 양측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시에도 이 두 가지가 주요 쟁점으로,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제한하는 대신 미국·유럽연합(EU)이 제재를 해결하는 맞교환 형식으로 합의가 이뤄진 바 있다.
앞서 언급된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에 "이번 제안에서 미국은 이란 내 우라늄 농축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았고, 제재 해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며 "이 제안은 과도한 요구를 통해 이란에 일방적인 '나쁜 합의'를 강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2015년 미국·영국·중국·프랑스·독일·러시아와 핵 합의를 체결해 우라늄 농축도를 3.67% 이하로 제한하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8년간 중단하는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 받은 바 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며 사실상 핵 합의가 무산됐고,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도를 높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다시 제재를 가하는 '최대 압박' 전략을 구사하며 이란에 새 핵 합의를 재촉해왔다.
한편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부 부처들에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거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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